이상국기자
2012년 싱가포르 재계1위 집안의 딸과 결혼한 사람이 전지현 남편의 형(왼쪽)이라 화제가 됐다. 뉴스에선 전지현의 시아주버니라고 표현하고 있다.
시댁의 모든 관계들은 정확하게 남편의 관계를 따른다. 시모(시어머니)와 시부(시아버지)가 그렇고 시누이와 시동생이 그렇다. 그런데 시숙은 누구인가. 국어사전은 남편의 형을 시숙이라 풀어놓고 있다. 숙(叔)은 아재비라는 말이다. 시숙을 우리말로 풀어 시아주버니라고 한다. 그런데 남편의 숙(叔)은 삼촌이며 아버지의 형제이다. 시숙은 원래 남편의 삼촌을 가리켜야 하는 말인데, 남편의 형제를 가리키는 말로 오용되어 왔다. 그런데 시종숙은 남편의 종숙부, 즉 남편 아버지(시아버지)의 사촌형제들을 가리키는데 쓰인다. 관계가 뒤죽박죽이 되어 있다.이 문제를 쉽게 해결하려면 시숙을 시형(媤兄)이라고 하면 된다. 그래야 시동생하고 맥락도 맞다. 시숙은 시아버지의 형제, 즉 시삼촌에 쓰이는 것이 맞다. 시숙의 사촌은 시종숙(시당숙)이 되며 뒤에 '숙'이 붙은 분은 모두 아주버니(아재비)가 되는 게 자연스럽다. 결혼 이후 생겨나는 2차적 관계의 제1호 쯤 되는, 시형이 시숙으로 불리는데도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대충 호칭하며 살아온 까닭은, 시댁 그 전부를 '시월드'라고 부르는 그 넌더리와 관련이 있는 것일까. 그렇다 하더라도, 이건 좀 이상하지 않은가. 이상국 기자 isomis@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