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 자치구 최초 베트남에 국제교류사무소 설치

퀴논시에 용산구 국제교류사무소 설치, 구 공무원 2명 파견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용산구(구청장 성장현)와 베트남 퀴논시가 교류 20주년을 맞아 공무원 상호 교환 근무를 시작한다.용산구와 퀴논시는 지난해 11월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를 작성했다. 연말에는 구 교류협력실무단이 퀴논시를 방문해 직원 상호 교환 근무 관련 세부사항을 논의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

그 결과 지난달 퀴논시에 ‘용산구 국제교류사무소’를 설치해 구 공무원을 파견한 데 이어 이달부터 퀴논시 공무원 2명이 용산구에 자리를 잡게 됐다. 교환 근무는 연말까지 이어진다.현재 용산에서 베트남으로 파견 간 구 공무원 2명과 현지인으로 선발한 임기제 공무원 1명이 퀴논시청 인근 트란카오반 109번지에서 국제교류사무소를 운영 중에 있다.베트남에 부산시와 경상남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등의 통상사무소가 있지만 자치구 단위의 해외사무소 개설은 이번이 처음이다.해당 건물은 지상 3층으로 연면적 277㎡규모다. 한국어 강의실, 한글 도서관, 홍보전시관, 행정실, 직원 숙소, 식당 등으로 구성돼 있다. 퀴논시에서 인민위원회 사무실과 시설운영비를 무상 지원했고 지난 2월 리모델링 공사를 마쳤다.구는 이 곳 홍보전시관을 통해 퀴논시민들에게 미래도시로서의 용산을 소개하고 있으며 향후 상담회장을 조성해 현지 바이어와 용산소재 기업 간 미팅도 주선할 계획이다.한글 도서관도 인기다. 한국어 학습교재와 일반도서, 전자책 리더기 등을 비치했다. 한국대학 유학 정보를 제공하고 한국문화 체험 프로그램도 월 1회 운영한다. 현지 한국어 수업은 임기제 공무원인 부이 티 리리(여·26)가 진행한다. 그녀는 퀴논대 지리학과를 졸업한 뒤 지난 2011년 구 지원을 통해 숙명여대 행정학과에 재입학, 올해 초 학업을 마쳤다.이와 함께 베트남에서 온 용산의 새 얼굴은 레 녇 응엔(남·29)과 팜 티 디에우 히엔(여·33) 두 사람이다. 각각 정보통신과 임업을 전공한 인재들이다. 이들은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국제관(외국인 기숙사)에 머물고 있으며 용산의 선진 행정을 익히느라 여념이 없다.두 사람은 구청 내 여러 부서를 순회하며 다양한 행정 체험과 시설 견학을 이어갈 예정이다. 지역내 문화재 견학, 직원 친교를 위한 1일 홈스테이, 국내 자매도시 축제 참가 등 여러 체험도 계획돼 있다. 자원봉사자가 가르쳐주는 한국어 교육도 받는다.이들은 구 직원을 대상으로 한 베트남어 강좌의 보조강사 활동을 자처했다. 구는 수년 전부터 공무원과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베트남어 강좌를 운영해 오고 있다.레 녇 응엔은 “불과 보름이 지났을 뿐이지만 이곳에서 배울 점이 많았다”며 “앞으로는 용산구 직원들과 관계도 좀 더 돈독히 하고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베트남어 교육에도 적극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구는 공무원 상호파견 등에 관한 부속합의서 및 상호주의에 따라 이들 파견 공무원의 숙박비, 식비, 출장여비 등을 부담한다. 단, 항공료는 퀴논시 부담이다.퀴논시는 월남전 때 파월 한국군 맹호부대가 주둔했던 곳이다. 용산구와 퀴논시는 양국의 아픈 상처를 보듬는 인적, 물적 교류 사업을 20년 째 이어오고 있다. 퀴논시 저소득층 자녀학생 장학금 전달, 백내장 치료기기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성장현 용산구청장이 구의원 시절이던 1996년, 해외 자매도시 결연을 위해 처음 퀴논시를 방문했을 때 통역사가 북한말을 사용했다. 그가 민선5기 취임 이후 ‘퀴논시 우수학생 유학지원 사업’에 적극 나선 이유다.새마을운동 용산구지회는 해피하우스 사업으로 무주택 빈곤가정 등을 위해 2012년부터 매년 2~4채의 주택 건립을 지원해 오고 있다. 현재 4채가 건립 중에 있으며 6월 완공되면 집은 총 12채에 이른다. 건립비용은 주로 이태원지구촌축제 판매수익금과 기부금으로 충당한다.올해는 특히 교류 20주년 기념으로 양 도시의 이름을 딴 도로명을 상호 부여키로 했다. 구는 지난달 이태원 보광로59길 335m 구간에 퀴논길 명예도로명을 부여했다. 이곳에 오는 10월까지 퀴논 정원 및 디자인 벽화 등 베트남 테마거리 조성사업을 추진한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퀴논시와의 공무원 상호 교환 근무를 통해 양국이 형제의 나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베트남 테마거리 조성 등 자매도시 교류 20주년 기념사업에 구민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전했다.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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