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한국 미술품 전도사 이옥경 서울옥션 대표

-김환기作 '무제' 국내 최고가 경신 -경매는 시장 아닌 문화 철학
[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이옥경 서울옥션 대표(부회장)가 6개월 만에 또 쾌재를 불렀다. 한국 미술시장의 거장 김환기 화백(1913~1974)의 추상화 작품이 국내 미술품 경매 역사를 갈아치웠기 때문이다.  지난 4일 서울옥션이 홍콩에서 연 경매에서 김 화백의 1970년작 점화 '무제'는 3300만홍콩달러(48억6750만원)에 낙찰됐다. 이로써 이 작품은 지난해 10월 3100만홍콩달러(47억2100만원)에 낙찰된 김 화백의 1971년작 점화 '19-Ⅶ-71 #209'를 제치고 국내 작가 미술품 중 경매 최고가를 기록했다.  서울옥션은 낙찰총액 기준 점유율 50%를 기록하고 있는 국내 1위 미술품 경매 업체다. 판매자로부터 미술품을 받아 경매를 통해 팔고 중간에서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낸다. 회사는 이 대표 취임 이후 급성장하고 있다. 이 대표가 가나아트센터에서 서울옥션으로 자리를 옮긴 것은 지난 2014년 5월이다. 경매시장에 뛰어든 것은 오빠 이호재 회장의 권유 덕분이었다. "화랑 일을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에 그는 1994년 옛 가나아트갤러리 비서로 일을 시작해 2001년 가나아트센터 대표를 맡았고, 2014년 서울옥션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취임 이후 그는 미술품 거래의 대중화, 문화마케팅 확산에 주력했다. 미술품 경매를 부를 가진 고령층을 대상으로만 한정하지 않고 30~40대의 젊은층을 적극 공략했다. "경매를 시장이 아닌 문화로 접근하는 정서를 만들어야 한다"는 철학이었다. 100만원 미만의 중저가 작품을 내놓으며 다양한 연령대를 경매시장으로 끌어들였고, 배송료와 설치비가 부담스러운 지방 고객을 고려해 무료 배송과 설치서비스를 제공했다. 미술 콘텐츠 확산을 위해 아카데미 강좌도 열었다. 경매 문턱을 낮추니 실적이 급증했다. 2015년 영업이익은 150억원으로 한해 전보다 195%나 올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단독으로 회사를 이끈 이 대표가 이뤄낸 사상 최고의 실적이었다. 회사 주가도 4일 기준 1년 사이 103%나 뛰었다.  실적이 개선된 가장 큰 이유는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이 다시 살아났기 때문이다.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 규모는 2010년(720억원)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점차 회복돼 지난해엔 900억원을 기록, 사상 처음으로 세계 10위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역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증권가는 분석하고 있다.  이 대표는 "국내에서 미술품 경매 분야는 이제 막 시작된 단계"라며 "성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증권부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