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ory 벤처, 운명의 그 순간] 50. 문인석 멋집 대표디자이너와 옷가게 연결해주는 '핫소스' 앱홍보·마케팅으로 시작해 동대문·가로수길에 매장 열어
문인석 멋집 대표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문인석 멋집 대표는 패션계의 이단아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잘나가던 광고 회사에서 그가 처음 맡았던 일은 패션. 그는 1년 반을 다니다가 돌연 사표를 냈다. 직접 패션계에 뛰어들기 위해서다. 문 대표는 "어릴 때부터 워낙 옷 입는 것에 관심이 많았다"며 "홍보 업무를 하면서 보니 기획력만 있으면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있어보였다"고 했다. 광고 업체에서 나와 작은 패션 업체에서 홍보와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면서 패션 업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파악한 그는 6개월 만에 동대문에 자기 이름을 내건 '문군'이라는 옷가게를 열었다. 자본이 없어 하루 2만5000원의 일세(日貰)를 내고 시작한 매장은 6개월 만에 월 매출 1억원을 달성했다. 그의 나이 스물여덟때 일이다. 스물아홉때는 패션 벤처업체로서는 처음으로 서울패션위크에서 패션쇼를 열었고, 1년 만에 전국에 30개가 넘는 대리점을 차렸다. 너무 어린 나이에 맛본 성공이었을까. 승승장구하던 그는 옷감 수급부터 유통망까지 전체를 관리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침 중국 현지 바이어가 사업 제안을 하면서 그는 국내 사업을 정리하고 중국 현지에 진출했다. 2001년 시작한 중국 사업은 한 때 현지에 20곳이 넘는 매장을 낼 정도로 번창했다. 그러던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며 그는 위기를 맞는다. 결국 그는 2010년 한국으로 돌아왔다. 당시 국내에서는 개성파 디자이너들의 옷을 떼어와 판매하는 '편집숍'이 유행하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문 대표가 서울 강남 가로수길 한복판에 낸 편집숍은 금방 '핫 플레이스'가 되면서 동대문 디자인플라자, 코엑스몰 등 8개로 늘어났다. 동대문에서부터 브랜드 최고경영자(CEO)까지 18년간 패션업계에 종사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그는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개성 있는 옷을 제작하는 디자이너(홀셀러)들과 고객들이 좋아할 만한 옷을 찾는 옷가게(리테일러)를 연결해주는 온디맨드(On-Demand) 애플리케이션(앱) '핫소스'가 그것이다. 문 대표는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거래가 진행되다 보니 다양한 물건을 수급해오는데 한계가 있다"며 "또 능력 있는 디자이너들도 물건을 팔 곳을 찾기 어려운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리테일러는 '핫소스'에 올라온 제품만 보고 주문할 수 있어 매번 발품을 팔 필요가 없어졌다. 홀셀러들도 더 많은 거래처에 물건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 결제 기능도 자체적으로 갖춰 앱을 통해 주문과 결제를 모두 해결 가능하다. 현재까지 '핫소스'에 600개의 홀셀러가 입주한 상태다. 각 홀셀러들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 각지에 수백 곳의 거래처를 확보하고 있다. 문 대표는 '핫소스'를 전 세계 패션 플랫폼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문 대표는 "전 세계 어디서든 원하는 디자인의 옷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글로벌 소싱 플랫폼으로 키울 것"이라며 "업계에 종사하면서 느낀 노하우를 담아 '핫소스'를 패션계의 에어비앤비, 우버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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