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진, 안 아프니까 괴물이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계륵, 올 프로농구에선 골밑 맹활약…팀 6강 싸움에 힘 보태

하승진[사진=김현민 기자]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프로농구 전주 KCC의 기둥 하승진(30·221㎝)이 확 달라졌다. 올 시즌 유난히 발걸음이 가볍다. 큰 부상 없이 골 밑을 지켜내며 6강 싸움을 하는 KCC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지난 19일 활약은 눈부셨다. 부산 kt와의 정규리그 4라운드 홈경기에서 올 시즌 최다인 20점 1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에 승리(84-71)를 안겼다. 24일에는 창원 LG를 상대로 12점, 26일에는 서울 삼성을 맞아 9점을 넣었다. 2014~2015시즌만 해도 하승진은 KCC에 '계륵'이었다. 좋은 신체조건, 골 밑에서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기술을 지니고도 인상적인 활약은 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부상이 잦았다. 지난 시즌은 특히 엉망이었다. 오랫동안 종아리 부상 때문에 허덕이던 그는 지난 1월1일 삼성과의 원정경기를 통해 복귀했지만 경기 도중 공을 다투다 코뼈가 부러졌다. 2월6일 삼성과의 경기에서는 라인 밖으로 나가는 공을 살리려 몸을 날렸다가 발목을 다쳤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전망은 밝지 않았다. 하승진은 허벅지 근육을 다쳐 대표팀에서 제외됐고, 지난 9월23일 시작한 아시아선수권대회에도 나가지 못했다. 소속팀 훈련도 제대로 하지 못해 2라운드부터 코트를 밟았다. 하승진은 지난 10월6일부터 경기복을 입었다. 추승균 KCC 감독(41)은 “하승진이 복귀했을 때의 조합을 맞춰 보는 것도 우리에게는 숙제”라고 했다. 추 감독은 하승진이 무리하지 않도록 배려하면서 경기내용과 상황에 따라 기용했다. 하승진은 공격보다 수비와 리바운드에 중점을 두고 경기를 했다. 스물일곱 경기를 뛰면서 경기당 8점을 넣는 등 나쁘지 않은 활약을 했다. 수비와 골 밑 싸움, 리바운드 잡기 등 릫궂은일릮을 해 좋은 인상을 남겼다. 추 감독은 “하승진이 많이 나아졌다. 활약에 만족한다. 하승진이 7점에서 8점 정도만 해 줘도 괜찮다. 팀에 전체적으로 공격적인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공격에서 큰 역할을 못해도 좋다”고 했다. 허버트 힐(31·203㎝)의 합류도 하승진의 재기에 날개를 달았다. 힐은 인천 전자랜드에서 뛰다 지난 11일 KCC로 트레이드됐다. 힐은 하승진과 잘 맞았다. 수비 리바운드를 나눠 잡았고, 덕분에 하승진이 좀 더 공격적인 경기를 할 수 있게 됐다. 큰 선수가 골 밑에서 버티자 KCC의 경기 내용도 달라졌다. 김태술(31) 등 가드들이 적극적으로 외곽 슛을 쏘면서 KCC가 원하는 공격적인 농구를 했다. 하승진은 “힐과 경기할 때마다 손발이 맞아 들어가는 것 같다. 함께 연승을 달리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고 했다.KCC는 31일 선두인 울산 모비스와 홈경기를 한다. KCC는 안방에서 강하다. 전주에서 한 최근 열 경기에서 9승 1패를 기록했다. 모비스를 잡으면 순위(현재 5위)를 끌어올릴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다. 하승진의 활약이 필요하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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