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또다시 글로벌 인재 잡기에 나섰다. 2006년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 총괄 사장을 끈질긴 구애 끝에 합류시킨 데 이어 이번에는 슈퍼카인 람보르기니와 벤틀리의 디자인 총괄을 지낸 루크 동커볼케 영입을 직접 챙기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초 폭스바겐그룹에 사의를 밝히고 벤틀리 디자인 총괄에서 물러난 동커볼케는 이르면 다음달부터 현대기아차로 출근한다. 동커볼케 영입은 정 부회장이 제2의 '슈라이어 효과'를 끌어내기 위해 직접 결정한 사안이다. 슈라이어 효과는 정 부회장이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 슈라이어를 영입하며 기아차의 디자인을 세계 최고 수준에 올려놨다는 평가를 받은 데서 나온 말로 이를 계기로 정 부회장은 그룹 후계자로서 경영능력을 검증받은 계기가 되기도 했다.이번 동커볼케 영입도 같은 맥락이다. 업계에서는 은퇴를 앞둔 슈라이어 사장의 후임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정 부회장이 현재 그룹에서 책임지고 있는 슈퍼카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동커볼케는 1998년 람보르기니 디자인 책임자에 올라 2001년 람보르기니 디아블로, 2002년 무르시엘라고, 2004년 가야르도를 선보였다. 2006년에는 람보르기니 미우라 콘셉트 디자인을 주도하기도 했다. 페라리와 함께 글로벌 양대 슈퍼카 브랜드로 꼽히는 람보르기니를 디자인하면서 정상급 디자이너 반열에 올랐다.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진행 중인 고성능 스포츠카 개발 작업에 합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때문이다. 현대차는 이미 지난해 12월 BMW의 고성능차 M시리즈를 개발해온 알버트 비어만 전 M연구소장을 현대차 남양연구소 고성능차 담당 부사장에 임명했다.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슈라이어 사장에 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 수장에 오를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슈라이어 사장의 경우 1953년생으로 은퇴까지 2년여밖에 남지 않은 데다 현대차가 동커볼케 영입 과정에서 슈라이어 사장에 버금가는 중책을 맡길 것으로 예상돼서다.업계 관계자는 "슈라이어 사장 이후의 현대기아차 디자인을 대비하기 위한 사전 움직임으로 보이지만 당분간은 각자의 전문 영역에서 활동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영입을 계기로 현대기아차 내 새로운 디자인 콘셉트에 대한 논의도 활발히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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