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유방암 표적 유전자 발견…치료길 열린다

국내 연구팀, 난치성 유방암 표적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 제시

▲MEL-18 유전자 소실에 따른 난치성 삼중음성유방암과 항호르몬 내성 유발 과정.[사진제공=미래부]<br />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난치성 유방암의 표적 유전자가 발견됐다. 난치성 유방암 표적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이 제시됐다. 국내 연구팀이 난치성 유방암인 삼중음성 유방암의 발생과 항 여성 호르몬 치료 내성에 관여하는 새로운 암 유전자를 발견했다. 삼중음성 유방암은 유방암 환자 중에서 여성 호르몬(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수용체와 HER2 단백질(유방암의 가장 중요한 분자표적)이 없고 기존의 유방암 표적 치료에 내성을 갖는 난치성 유방암의 일종이었다. 대부분 유방암은 항호르몬 치료를 통해 비교적 쉽게 치료가 가능하다. 이들의 20~30%는 치료에 대한 내성이 발생한다. 또 전체 유방암의 15~20%를 차지하는 삼중음성유방암은 항호르몬 요법 등 기존의 유방암 치료법에 내성을 나타내고 암의 재발과 전이가 잦다. 치료 후 결과가 좋지 않다. 이런 난치성 유방암의 발생과 치료 내성 기전은 정확한 원인과 치료제 등이 잘 알려져 있지 않다.연구팀은 유방암 발생 중 멜에이틴(이하, MEL-18) 유전자의 소실이 여성 호르몬 수용체를 감소시켜 삼중음성 유방암을 유발하고 항호르몬 치료에 대한 내성의 주요 원인임을 새롭게 밝혔다. MEL-18 유전자가 에스트로겐 수용체 전사인자들의 단백질 수모화를 통해 에스트로겐 수용체 유전자의 발현과 활성을 조절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임을 증명했다. MEL-18은 후성유전(DNA 변화없이 유전자 발현 조절)의 주요 조절인자인 Polycomb 그룹 단백질의 일종이다. 에스트로겐 수용체 전사인자(transcription factor)는 에스트로겐 수용체 유전자의 발현을 활성화하기 위해 유전자 프로모터에 결합하는 조절인자들이다. 수모화는 대상 단백질에 결합하는 수모(sumo)단백질로 인해 대상 단백질의 기능이 변하는 것을 말한다. 연구팀은 대부분의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들이 MEL-18 유전자가 소실돼 있고 이는 유방암 환자의 예후와 치료에 주된 유전자임을 확인했디. MEL-18을 발현하는 유방암 환자들의 10년 동안 생존율은 98%에 가깝고 치료 후 3년 이내 암 재발 확률도 5% 이내로 매우 낮은 양상을 보였다. 반면 MEL-18 유전자가 소실된 환자는 항호르몬 치료에도 불구하고 10년 동안 생존율이 60%에 불과했고 재발률이 30%에 도달했다.연구팀은 동물실험에서 삼중음성 유방암에 MEL-18 유전자를 증가시키면 항호르몬 약제 타목시펜(tamoxifen)에 대해 항암 효과(대조군 대비 56% 종양 감소)를 나타냄을 증명했다. 이는 MEL-18 유전자를 통한 삼중음성 유방암의 치료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공구 교수 연구팀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학술지인 '저널 오브 클리니컬 인베스티게이션(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3월30일 온라인(논문명:MEL-18 loss mediates estrogen receptor-α downregulation and hormone independence)에 실렸다. 제1저자는 이정연 한양대 바이오생명의약연구소 연구조교수이다. 공구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난치성인 유방암인 삼중 음성 유방암, 항호르몬 치료 내성에 대한 진단 및 표적 치료에 MEL-18 유전자가 표적 유전자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MEL-18 유전자의 유방암 진단과 치료기술에 관해 특허출원을 한 상태이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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