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벽장' 뺨치는 이규태 회장 '비밀의 방'…어떻게 생겼나보니

사진=TV데일리 제공

[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방산비리 혐의로 구속된 이규태 일광공영 회장(66)이 비자금 세탁 창구로 지목받아 온 교회에 '비밀공간'을 마련해뒀던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이 회장 주변 인물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비밀공간에 대한 진술을 확보하고 서울 돈암동 A교회 내에 있는 이 회장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 교회는 일광그룹 사옥에서 불과 170m 떨어져 있으며 겉에서 보기엔 평범한 5층 규모의 건물이다. 이 회장의 사무실은 이 교회 3층에 마련돼 있다. 한 종편 방송에 따르면 이 회장의 사무실 안쪽에 신도들도 모르는 '비밀공간'이 마련돼 있다. 사무실 안쪽에는 화장실이 딸린 작은 별실이 있다. 별실 안쪽은 책장으로 가로막혀 있다. 언뜻 보기엔 가로막힌 공간으로 보이지만 별실 한쪽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고정된 것처럼 보이는 책장이 회전하면서 또 다른 방 하나가 나타난다. 사무실 내 만들어진 별실이 비밀방으로 가는 통로 역할을 하는 셈이다. 열린 책장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비밀의 방에는 침대와 샤워실은 물론 교회 안팎 상황을 지켜볼 수 있는 폐쇄회로(CC)TV까지 마련돼 있다. 비밀의 방에는 또 다른 문이 달려 있어 만일의 상황이 생겼을 때 외부로 빠져나갈 수 있도록 설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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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태 회장 비밀공간. 사진=MBN 뉴스화면 캡처

은신처를 방불케하는 비밀공간 구조를 볼 때 이 회장은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상당기간 준비를 해왔던 것으로 추정된다. 종교시설이 가진 상징성을 고려, 수사기관의 눈을 피하기 위해 다른 곳이 아닌 이 곳에 비밀공간을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 교회 목사는 이 회장의 측근이자 일광그룹 계열사인 솔브레인 임원 조모씨의 형이다. A교회는 2009년 이 회장이 과거 '불곰사업'을 진행하면서 받은 수수료 46억을 헌금 방식으로 빼돌린 것으로 드러나 비자금 세탁 창구로 지목된 곳이기도 하다. 이 회장은 불곰사업 당시 불법행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돼 2012년 2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이 회장은 현재 EWTS 도입사업 과정에서 연구개발비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500억원 상당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지난 14일 구속됐다. 이 회장은 계열사인 일광폴라리스 소속 방송인 클라라와 분쟁을 겪으며 주고받은 문자메시지가 공개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클라라는 이 회장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클라라와 그의 부친이 이 회장을 협박한 것으로 보고 이들을 검찰에 송치했다. 한편 합수단은 이날 일광공영 직원 2명에 대해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이 회장의 방산비리 혐의와 관련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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