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스프린터 전민재, 인천·리우서 2관왕 노린다

체육의 날 '극복상' 수상

IPC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T36 200m 정상에 오른 전민재가 박정호 감독의 목에 금메달을 걸어주고 있다.[사진=박정호 감독 제공]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한국 장애인 육상의 대표주자 전민재(37ㆍ전북스파이크육상클럽)가 1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52회 체육의 날 기념 대한민국체육상 시상식에서 대통령상에 해당하는 극복상을 받았다. 지난해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자 T36(뇌성마비) 200m 금메달ㆍ100m 은메달을 딴 공을 인정받았다.전민재는 장애인 육상대표팀에서 성실의 대명사로 통한다. 박정호(42) 감독은 "일상이 훈련이다. 숙소를 나올 때도 엘리베이터 대신 발목 강화를 위해 까치발로 계단을 오르내린다"라고 했다. 그에게 육상은 삶의 은인과 같다. 다섯 살 때 원인 불명의 뇌염으로 상반신을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면서 우울한 사춘기를 보냈다. 전민재는 스무 살까지만 살고 싶다며 학교를 가지 않았다. 열아홉 살이던 1996년에야 겨우 세상과 소통했다. 특수학교를 소개받아 초등학생이 됐고, 스물여섯 살이던 2003년에 육상에 입문했다.트랙에서 흥미를 느낀 그는 발톱이 빠지도록 달렸다. 매일같이 골목길과 차도를 질주했고, 밭두렁에서 폐타이어를 끌며 체력을 키웠다. 2012년 런던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100mㆍ200m 트랙에서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환하게 웃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박 감독은 "늘 긍정적이다. 적잖은 나이에도 적극적으로 훈련을 주도해 동료들의 기운을 북돋는다"고 했다.

박정호 감독의 지도 아래 트랙 훈련 중인 전민재[사진=박정호 감독 제공]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육상 여자 T36 100mㆍ200m 정상을 고수하고 세계 정상까지 밟았지만 전민재의 질주는 계속된다.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과 리우데자네이루패럴림픽에서 2관왕을 노린다.전민재는 어느 때보다 강한 의욕을 보인다. 박 감독은 "최근 민재가 리우에서 꼭 2관왕을 이루고 선수생활을 마치고 싶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경기력을 향상시킨다"며 "단단한 신뢰가 부디 좋은 결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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