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학개론' '나의 사랑 나의 신부' '내 아내의 모든 것' 포스터
[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24년 전 극장가를 휩쓸었던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가 새롭게 다시 돌아온다. 멜로의 한계를 뛰어넘고 400만 관객을 돌파한 '건축학개론'과 '내 아내의 모든 것'의 흥행 바톤을 이어받을 수 있을까. 인기를 끌만한 요소들을 짚어봤다.▲어디로 튈지 모르는 개성만점 캐릭터'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는 전설의 카사노바 장성기(류승룡 분)를 빼놓을 수 없다. 7년차 잔소리 유부녀로 변신한 임수정의 연기도 완벽했지만, 류승룡의 능청스럽고 끈적한 캐릭터가 없었더라면 관객들이 포복절도하는 상황은 연출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핑거 발레, 요리, 젖짜기 등 온갖 잡기를 선보이며 상상을 초월하는 재미를 선사한다. 장성기는 수염이 덥수룩한 거친 외모에 유리 같은 감수성을 지닌 반전 매력의 남자다. 독특한 캐릭터를 끝내주게 표현한 류승룡의 힘은 대단했다. 이 작품으로 그 또한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다.'나의 사랑 나의 신부'에서 조정석 역시 철없고 골 때리는 매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끓어오르는 욕망을 주체 못하고 때를 가리지 않고 바지를 훌렁 벗어던지는 새신랑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뿐만 아니라 아내의 쏟아지는 잔소리에 괴로워하고 예쁘지도 않은 낯선 여자에게 흔들리며 괴로워하는 그의 모습은 많은 남성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청순미를 벗은 임수정처럼 신민아 역시 자연스러운 유부녀 연기로 관객들을 놀래킨다. 욕구(?)에 충실한 모습이나 차마 들어주기 힘든 음치 연기는 지금껏 보아온 신민아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민아만의 사랑스러운 매력은 살아 숨쉰다.▲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추억 코드'엄태웅과 한가인 주연의 '건축학개론'은 멜로임에도 남성 관객들의 뜨거운 지지를 얻었다. 오히려 여성 관객보다 남성 관객들이 깊게 매료돼 재관람 열풍에 동참하기도 했다. 멜로 영화로는 흔치 않은 광경이었다.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사랑이라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재와 90년대의 시대적, 문화적 감성을 되살려냈다는 점. 향수를 자극하는 풍경과 옛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세심한 묘사가 감성을 자극했다. 이후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가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추억을 되살리는 다양한 작품과 놀이문화가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역시 추억을 담고 있는 영화다. 24년 전 이 작품을 사랑했던 관객들은 어느덧 가정을 꾸려 40~50대가 되었다. 여전히 박중훈과 故최진실의 사랑스러운 호흡을 기억하고 있는 이들에게 이 작품은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올 전망이다.기존에 있던 장면들도 포함됐지만 2014년 버전은 현시대의 정서와 감각에 맞게 재탄생돼 더욱 큰 웃음을 선사한다. 과거에는 없었던 SNS 그룹채팅 모습은 요즘 젊은이들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고 티격태격하는 신혼부부의 모습도 볼 수 있어 세대를 뛰어넘은 공감을 이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대중문화부 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