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 LH 사장 '고객 마음 할퀴는 나쁜 규제 손질'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규제개혁 원스톱 해결 시스템’ 구축CEO가 숨은 규제·복합규제 직접 챙기는 핫-라인도 신설키로

이재영 LH 사장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고객의 마음을 할퀴는 나쁜 규제를 손질하겠다."최대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규제 전면 손질에 나서 주목된다. 이재영 LH 사장은 이런 움직임을 선도하고 있다. 최대 규모의 발주처이자 임대주택 공급과 관리 주체여서 경제와 국민생활과 밀접한 만큼 불필요한 규제를 제거해야 할 필요가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이재영 사장은 8일 "시대흐름에 맞지 않거나 과도한 적용으로 인해 국민생활에 불편을 초래하는 불합리한 규정이나 지침 등을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규제개혁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규제는 시대상황이나 트렌드 변화에 따라 바뀌어야 한다"고 확고한 규제개혁 의지를 피력하며 "바뀐다면 국민생활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어야 한다"고 방향을 제시했다.그동안 이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국민생활에 불필요한 불편을 주는 규제를 혁파하는 것은 부채감축, 경영정상화만큼이나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하면서 "관행적인 업무 가운데 절차적 규제를 비롯해 공정경쟁을 저해하는 규제 등을 개선하라"고 주문했다.무엇보다 연간 20조원 규모의 예산을 집행하는 최대 발주기관이라는 점을 의식, "기득권을 유지하거나 강화하기 위한 규제, 갑-을 관계 속에서 고객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나쁜 규제'는 없는지 꼼꼼히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개혁시스템에는 사장과 직접 연결하는 '규제개혁 핫-라인' 신설이 포함돼 있다. 또 현행 규제개혁 시스템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규제나 사규·지침에는 없지만 관행 등으로 시행되는 '숨은규제', 여러 부서에 걸쳐 있어 해결이 어려운 복합규제는 CEO가 타당성 검토에 나서 개선토록 했다.규제개혁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등 투트랙으로 진행된다. 우선 현재 운영 중인 고객제안시스템, 사이버민원시스템, 전자조달시스템 등 각종 온라인 창구를 통해 접수되는 제안이나 불만을 파악, 실태를 점검한 뒤 이를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규제완화 종합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규칙적이고 상시적으로 규제개선 성과를 점검하기 위해 매주 수요일 운영해온 비상경영회의를 '규제개혁 점검회의'로 바꿔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는 보상, 설계, 시공, 판매 등 전 사업부문에 걸쳐 고객의 불편·불만을 초래하는 내부규제에 대해 자체적으로 현황을 점검하고 개선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고객의 소리를 듣는 다양한 채널을 가동하기로 했다. CEO 주최의 관련업계와 전문가 등 간담회나 토론회가 대표적이다.지난 3월28일 이 사장은 '주택건설산업 규제완화를 위한 대토론회'에 직접 참석, 설계용역업체와 종합건설업체, 전문건설업체, 자재생산업체 등에게 생생한 목소리를 들었다. 업계는 이날 하도급 문제, 설계용역비 현실화, 지급자재 제도, 주계약자 공동도급 등을 건의했다. 이에 이 사장은 "즉시 시행 가능한 사항들은 바로 해결하고 실무적인 검토가 필요한 사항들 또한 조속히 해결방안을 강구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사장은 앞으로도 주택관련 협력고객은 물론 보상고객, 토목·단지건설 등 건설업체 관계자, 자재·감리·시공 등 하도급 업체, 주택 입주자 등 다양한 고객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워크숍, 토론회, 간담회 등을 상시 개최하고 건의사항은 즉각 개선하기로 했다. 내부의 규제개선 의식을 독려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했다. 나쁜규제를 적극적으로 발굴한 직원들에게는 인센티브를 부여토록 했다. 직원이 적극적인 자세로 업무를 수행해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규제완화를 추진했을 경우라면 향후 직원 개개인에게는 책임을 묻지 않게 하는 제도적 틀을 구축하기로 했다. 업무를 개선하려다 감사를 의식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또한 국민생활에 미치는 영향이나 파급효과가 큰 규제를 발굴해 개선하는 등 규제개혁에 적극 참여해 성과를 낸 직원에게는 올 하반기에 포상을 하는 등 인센티브를 주고 격려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키로 했다.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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