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까지 빗물 40% 땅속으로'··서울시 1000억 투자

서울시 '건강한 물순환 도시 조성 종합계획' 발표2050년까지 표면 유출량 관리해 물순환 개선2017년까지 1017억원 단계적으로 투자공공건물 및 재개발·재건축 등에 관련시설 적용 유도[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서울시가 강남역과 광화문 등 주요 도심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도시형 홍수를 방지하고 물순환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건강한 물 순환 도시 조성 종합계획'을 추진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를 위해 2017년까지 총 1017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시는 이번 종합계획으로 2050년까지 최근 10년 동안의 평균 강우량인 1550㎜(약 8억8000t)의 40%에 해당하는 620㎜(약 3억5300t)의 빗물을 땅 속으로 스며들게 할 계획이다. 올해 기준 연간 5.6mm(약 300억t)의 표면유출량을 관리하던 수준에서 2020년까지 46.5mm(약 2600t)로 확대해 관리량을 점차 늘려가겠다는 것이다. 종합계획은 ▲공공에서 선도하는 물순환 회복 ▲재개발·재건축 등 각종 개발사업 적용 유도 ▲민간보급 확대를 위한 재원방안 마련 ▲연구개발·제도정비 ▲시민과 함께 만드는 물순환도시 조성이다.

▲ 서울시 빗물관리 기본 계획

'서울시 도시생태현황도정비'에 따르면 지난 1962년 서울의 불투수비율은 7.8%에 불과했지만 급격한 도시화로 기반시설과 건물이 늘면서 2010년엔 47.7%까지 증가했다. 불투수율이 높아진다는 것은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지 못하고 표면으로 유출돼 자연적인 물순환 기능이 떨어지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성내천 유역의 불투수율은 4.7%에서 62.1%로, 중랑천 유역은 11.3%에서 49.8%로 증가하는 등 주요 하천의 물순환 구조는 점차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시 주요 하천 불투수율

이를 위해 시는 우선적으로 회색 기반시설을 '녹색'으로 개선한다.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화강석 등으로 덮인 도로에 띠녹지를 조성하고, 빗물이 유입될 수 있는 지형 조성을 위해 경계턱도 단계적으로 없앨 방침이다. 노후화 돼 교체가 시급한 보도와 주차장 등의 투수포장은 우선적으로 교체한다. 공공건물을 중심으로 물순환 시설 도입도 유도한다. 기존 공공청사의 보도·주차장은 빗물침투가 가능토록 개선하고, 신규 사업에는 최초 설계부터 물순환을 고려해 '빗물 분담량'을 충족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시는 재개발·재건축 등의 각종 개발 사업에도 물순환 회복을 고려해 저영향개발을 유도한다. 저영향개발은 빗물유출 발생지에서부터 빗물의 유출을 최소화해 개발이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빗물관리에 관한 조례'의 전부 개정으로 이르면 내년 2월부터는 기반시설의 설치나 재건축 사업 등 주요 개발사업의 사용승인, 인·허가권자는 반드시 물순환 주관부서와 사전협의 이행을 거쳐야 한다.지구단위 계획이나 건축위원회 심의기준 등에 대한 인센티브 기준도 강화한다. 은평 재정비촉진지구 내 옛 기자촌 지구를 물순환 시범지구로 조성하고 광화문 일대의 침수피해 방지를 위해 물순환 시설 도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소형 빗물이용시설의 설치 지원도 확대한다. 현재는 소형 빗물이용시설에 국한된 민간 설치비 지원을 침투·저류시설 등 다양한 빗물관리시설로 확대할 예정이다. 빗물 활용 방법을 모르거나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시민을 위해 '빗물이용 주치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시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LH공사, 부산대학교와 공동 기술협력 양해각서를 지난 10월 체결하고 종합적 물순환 기술을 적용한 건축모델과 물순환 시범지구도 조성할 예정이다. 강우·침투·증발·유출 등의 수문현상을 현장에서 검증하고, 환경효과를 정량화하기 위해 '물순환 시설 효과검증 및 편익비용 분석 연구' 용역도 착수해 정책 마련에 반영할 예정이다.주민이 참여하는 마을만들기 사업과 연계해 '빗물마을'도 조성한다. 시는 현재 시범사업으로 도봉동 '새동네'에 주거환경관리사업 모델을 적용한 실시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빗물마을 시범사업'은 170세대가 거주하는(약 4만㎡) 도봉구 도봉동 280번지 일대에 투수블록포장, 빗물화단, 빗물이용시설 등 각종 물순환 시설을 포함한 기반시설을 정비하는 사업이다.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빗물관리 우수사례 발굴, 공모전·시민토론회 구성 등을 추진하고 '물순환 시민위원회'도 운영한다.시는 2050년 빗물관리 목표가 달성되면 빗물의 직접유출이 21.9% 감소하고, 지하 기저유출이 2.2배로 증가해 물순환이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병하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도시화와 불투수 개발이 되기 전 수준으로 서울을 회복시키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라며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시민과 함께 노력해 서울의 물환경이 건강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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