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증시]코스피의 '출구'는 어디에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혀 갑갑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각)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구체적인 양적완화 축소 및 중단을 위해서는 보다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고 발언한 이후 11일(한국시각) 코스피는 50포인트 폭등했다. 이후 코스피의 흐름은 1860~1880선 전후 제한된 범위에서 하루 오르고 하루 내리는 시소 장세를 나타내고 있다.그러나 코스피가 일희일비하는 가운데서도 꾸준히 시장의 관심을 모으는 업종과 종목은 있기 마련이다.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확대 관련주와 관광 활성화 수혜주, 각 업종의 실적개선주 등이 그들이다. 19일 시장 전문가들은 산적해 있는 국내외 증시 할인요인들로 당분간 투자자 운신의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하면서도, 특정 업종이나 종목군으로 압축되는 현상과 함께 투자심리 및 수급이 쏠리는 쪽으로 시세가 편중되는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류용석 현대증권 시장분석팀장= 10일, 17일 연이은 두 번의 버냉키 의장 연설 및 발언을 통해 5월 말 이후 논란의 중심이었던 연준의 양적완화 및 출구 가이던스는 가닥이 잡혔다. 첫째는 연내 축소 및 내년 중단이 적절하다는 것, 둘째는 그러나 미리 정해진 것은 없으며 이 모든 것은 경제 여건과 금융시장 동향(자산가격의 변동)에 따라 유동적이라는 것, 셋째는 실업률 목표와 통화정책스탠스 변경(기준금리인상 시작)은 별개 문제라는 것이 그것이다. 그러나 연준의 양적완화 및 출구 이슈 등장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은 이전과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달러)유동성 이슈의 후퇴와 지역별 및 국가별 펀더멘털 이슈의 부각, 채권에서 주식으로의 자금 로테이션, 중국·브라질 등 이머징 성장 둔화 이슈의 전면 부각과 아시아 및 남미통화 변수의 수면 위 부상 등이 그것이다.이와 같은 글로벌 금융시장 환경 요인들의 변화와 함께 향후 경기 개선에 대한 자신감 결여 및 부동산정책의 표류, 고착화 돼가고 있는 기업실적 감익에 대한 우려, 연기금 외 국내 주식 매수 기반의 취약성, 잠복해있는 엔·달러변동성, 스마트폰 성장 둔화 조짐과 지연되고 있는 산업구조조정 등이 코스피 상승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따라서 시장 대응에 있어서는 산적해 있는 증시제한(할인) 요인들로 인해 시장 대응의 운신 폭이 협소하다는 점과 특정 업종이나 종목군으로 압축되는 현상과 함께 투자심리 및 수급이 쏠리는 쪽으로 시세가 편중될 수밖에 없다는 점, 특정 재료 부각과 함께 순환하는 특성이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이영원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버냉키 의장의 의회 발언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정성은 한층 더해지는 모습이다. 신중한 기존의 행보를 재확인했기 때문이다. 자산매입규모를 줄이는 것을 출구전략의 출발로 인식한다면, 버냉키 의장의 발언을 통해 올해 내 출구전략의 시행 가능성이 보다 분명해졌다. 그러나 동시에 자산매입규모의 축소에도 불구하고 우려하는 자산매입의 중단, 금리의 상승, 연준 자산의 매각 등 이후 일련의 조치들은 매우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상황을 감안하며 진행될 것이라는 점도 분명해 졌다.출구전략을 시사하는 발언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이 급격한 자금이동 가능성에 패닉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던 점을 감안하면 시장의 안정을 위한 정책적인 배려가 분명하게 확인되는 모습이다. 따라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올해 말 자산매입규모의 축소를 시작으로 탄력적인 출구전략을 경험하게 될 것이고, 내년 중에는 자산매입의 중단이, 2015년 이후에는 금리의 상승이 시도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간표를 받아들게 됐다. 또한 실업률, 인플레이션율을 감안한 탄력적이고 여유로운 대응이 이어질 것이라는 점도 분명해졌다.글로벌 금융시장의 반응도 대부분 긍정적이다. 전날 국내 주식시장은 소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버냉키 의장의 발언 이전 큰 폭의 상승을 겪었던 점을 감안하면 역시 긍정적이라 판단된다. 따라서 하반기의 출발은 출구전략을 둘러싼 여러 의구심 속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의 회복국면으로 이뤄지게 됐다.한국시장의 경우 이머징 마켓 내에서는 상대적으로 매우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초기 반응에 있어서도 브라질, 인도와 동남아 시장 등에 비해 훨씬 혼란의 크기가 작았던 한국시장은 회복구간에서도 상대적으로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주식시장 뿐 아니라 채권, 외환시장에서도 공히 관찰되는 모습이다. 최근 재개되고 있는 외국인의 주식 매수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한국, 대만 시장 등에서 우선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경기의 본격적인 회복여부, 불안정한 중국 경제상황 등 여타 변수의 부담이 충분히 해소되지 못했지만 정책에 따른 혼란이 진정됨에 따라 시장의 회복기조는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서명찬 키움증권 애널리스트= 순매도를 지속하던 외국인이 뱅가드 물량 해소 이후 순매수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비록 지난번 순매도 규모에 비하면 적은 수준이지만 투자심리 개선에 있어서는 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이다.업종별로 살펴보면 IT, 경기소비재, 산업재의 순매수 규모가 컸다. IT 에서는 역시 삼성전자 및 휴대폰 관련 업종으로 매수세가 유입되었고, 경기소비재에서는 자동차 업종을 순매수 했다. 산업재 내에서는 조선 및 상업서비스의 매수 규모가 큰 것이 특징이다. 반면에 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 업종과 제약, 음식료 업종은 지속적으로 순매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하지만 이러한 외국인의 수급 방향이 추세적으로 지속된다고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펀더멘털에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기에 박스권 내에서의 매매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시장의 밸류에이션 수준 역시 다소 높아진 상황으로 2분기 실적 발표 완료 시점까지는 짧은 주기의 등락이 나타날 수 있다는 판단이다.김유리 기자 yr6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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