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STX그룹의 지주사와 계열사들이 3일 추가로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했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실사를 통해 향후 지원일정과 규모를 결정할 예정이며, 정상화 과정에서 오너인 강덕수 STX그룹 회장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류희경 산업은행 부행장은 3일 여의도 산은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STX조선해양에 이어 지주사인 STX, STX중공업, STX엔진이 자율협약을 신청해왔다"면서 "오는 6일 채권단과의 설명회를 갖고 필요한 절차를 거쳐 동의를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산은은 수출입은행과 농협, 우리은행, 정책금융공사 등 나머지 채권금융기관과 합의를 거쳐 3사에 긴급운영자금을 지원한 뒤 실사를 거쳐 경영 정상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주사와 계열사로 확대된 구조조정 및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오너인 강덕수 회장을 배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류 부행장은 "무조건적인 오너 배제는 경영정상화에 도움이 안된다"면서 "필요하다면 당연히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기업을 오랫동안 경영했으므로 많은 노하우도 가지고 있을 것으로 믿으며, 그를 활용해서 정상화하는데 도움을 받아야 할 것"이라면서 "강 회장은 회사 정상화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의견을 채권단에 표명한 상태이며, 채권단 역시 협조가 잘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초 STX조선해양 자율협약을 신청했을 당시 강 회장에 주식 의결권과 처분권, 구상권 포기각서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서는 "충원적 입장에서 필요한 서류상의 과정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2~3개월간의 실사를 거친 뒤 예상보다 부실규모가 크거나 정상화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자율협약이 중단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류 부행장은 "실사 결과 채권단의 지원만으로 정상화가 힘들다고 의견이 모아질 경우 자율협약은 중단될 것"이라면서 "채권단이 할 수 있는 것은 자율협약 절차를 중단하는 것 까지이며, 그 이후의 의사결정은 회사의 몫"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후 회사 판단에 따라 법정관리로 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밖에 STX그룹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책과 관련해서는 "일정 등 구체적인 내용은 파악하지 못했지만 그룹 측이 STX프랑스, STX핀란드 등 일부 해외자산에 대한 매각할 의사가 있으며 이를 추진 중이라는 사실은 보고받은 바 있다"고 말했다. STX그룹에 대한 산업은행의 전체 익스포저와 관련해서는 "3조5000억원 가량"이라고 답했다. 여신심사 과정 등 채권단의 자금지원 판단에도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재작년(2011년)부터 유동성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을 주문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기자체가 회복이 잘 안되고 있으니 유동성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겠냐는 지적을 했으며, 회사에서도 노력했다"면서 "매각 등 다각적인 작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받쳐주지 않아서(상황이 이렇게 됐다고)라고 이해하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 시점에서 판단하면 문제가 될 수 있으나 당시엔 조선업종 지원을 판단하는데 크게 무리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현정 기자 alpha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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