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충북도지사가 만든 ‘지역 갈등’

경자청 유치 놓고 충주시와 청원군 갈등 깊어지자 분산 결정…충주, “내년 지방선거 때 보자” 으름장

이시종 충북도지사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충북이 지역 갈등으로 혼란을 겪고 있다. 이시종 충북도지사의 ‘정치적 시험대’란 말까지 나온다.이 지사가 충북경제자유구역청(이하 경자청) 유치를 놓고 감정의 골이 깊게 패인 충주시와 청원군의 갈등을 풀기보다 더 꼬이게 해놨다는 비판까지 나왔다.이어 충주시와 청원군이 경자청 유치를 위해 민간단체로 이뤄진 유치위원회를 만들어 유치활동을 벌였다. 충주시는 충북경제자유구역의 46%에 이르는 ‘충주 에코폴리스’에 경자청을 둬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선 청원군은 오송이 충북경제자유구역의 중심이라고 유치 당위성을 주장했다. 정치권, 민간단체, 공무원노조 등이 나서면서 두 지역의 유치전은 비방전으로 바뀌었고 이시종 도지사의 임기후반을 가늠할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결국 이 지사는 지난 17일 두 지역의 입장을 받아들여 경자청의 본청은 도청(청주·청원권)에, 지청은 충주에 두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다. 청주·청원권과 충주 두 지역을 모두 만족시켜야 하는 구도 아래선 더할 나위없는 최선의 선택이다.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지 못하고 양쪽 의견을 모두 받아들인 결과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당초부터 경자청이 어디에 있든 이 지사에겐 손해보는 게임이었다. 청주·청원지역에 둘 경우 충주의 반발이 불 보듯 뻔했다. 충주에 둘 경우 인구와 산업 등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청주·청원의 반발이 점쳐졌다.이 지사의 분산결정에 청원군은 환영했지만 충주시는 “내년 선거 때 보자”며 반발했다.충주유치위는 눈물을 머금고 말의 목을 벤다는 ‘읍참마속(泣斬馬謖)’을 빗대 ‘읍참시종’이란 표현을 써가며 충주출신인 이 지사에 대한 유감을 밝혔다. 유치위는 18일 “경제자유구역청 분산배치는 거대도시 청주권 표를 의식한 잘못된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이어 “충주시민의 정당한 주장을 지역갈등으로 몬 이 지사 규탄대회를 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의 민선 5기 마지막 1년이 험난하게 됐다.이영철 기자 panpanyz@<ⓒ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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