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차기정부가 핵심 금융정책으로 금융소비자보호를 내세운 가운데, 현재 추진중인 소비자보호법을 둘러싸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금융업계는 과도한 규제가 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는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여전히 소비자보호에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27일 국회 입법조사처 대회의실에서 정무위원회 소속 정호준 의원(민주통합당)이 주최, '금융 소비자 보호를 위한 합리적 방안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는 금융위원회가 추진중인 '금소법'을 두고 열띤 설전이 이어졌다. 특히 정부가 입법예고한 내용을 기준으로 보면 실질적인 소비자 보호 역할을 하기 어려우며, 보다 강화된 사전ㆍ사후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조혜경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소비자 권익보호를 내세우고 있으니, 기본적으로 '금융상품판매업의 건전한 육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서 "사실상 사전규제는 전무하고, 사후규제는 '맞아도 하나도 아프지 않은 매'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원금 이상의 손실이 가능한 '투기상품'에 대해서는 은행의 예금ㆍ대출 취급 창구에서 아예 판매하지 못하게 별도로 분리하는 등 보다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소비자보호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백주선 변호사도 "설명의 의무를 강화하는 수준의 사전규제는 오히려 사후 금융회사의 책임회피의 수단 정도로 이용되고 있다"면서 "상품과 구매대상자를 구체적으로 분류해 피해를 사전에 차단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업계는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및 집단소송, 분쟁조정 등을 언급하며 금소법의 규제가 과도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마상천 은행연합회 상무는 이익 없는 소송을 부추기는 약탈적 변호사(shark lawyer)가 미국의 사회문제로 거론되고 있음을 강조, "집단소송 도입은 시기상조"라고 역설했다. 또한 500만원 이하 소액사건의 분쟁조정절차가 완료되기 전 금융회사의 소송제기를 금지하는 정부안에 대해 "헌법상 기본권인 재판청구권을 제한하는 과도한 규제"라고 말했다. 입법을 주도적으로 추진중인 금융위원회는 "완벽한 해결책은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최유삼 금융위 중소서민금융국 과장은 "금융소비자 보호에 대한 국제사회의 규제를 꼼꼼히 살펴봐도 현재 추진중인 금소법 이상의 것은 없었다"면서 "한번에 모든것을 해결할 수 있는 '매직솔루션(Magic solution)'은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이밖에 금융감독원의 감독기능과 소비자보호 기능을 분리, 현재 금감원 산하인 금융소비자보호처를 금융소비자원으로 떼어내는 이른바 '쌍봉형(twin peaks) 모델'에 대해서도 엇갈린 의견이 나왔다. 업계에서 기관 분리에 따른 이슈별 이중ㆍ과도규제 등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가운데 국회입법조사처의 김효연 변호사는 "조직의 분리는 사실상 예산, 돈의 문제"라면서 "물리적으로 떨어져나오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금융소비자보호 기능을 독립적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 변호사는 "신용카드 대란이나 키코사태, 저축은행사태 등은 금융감독기관이 금융산업진흥이나 건전성 감독에 치중해 소비자보호는 뒷전에 둔 결과"라면서 "별도의 행정기관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현정 기자 alpha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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