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작은 영화들 위해 '피에타' 내린다'

'10월3일을 끝으로 극장에서 깨끗이 피에타 내릴 것', '나에겐 50만이 500만이다'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제69회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를 극장에서 만날 날이 열흘도 남지 않았다. 그동안 소수 영화들의 극장 독점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해왔던 김 감독이 스스로 개봉 한 달 째인 10월3일을 끝으로 극장에서 피에타를 내리기로 결정한 것이다.김기덕 감독의 '피에타'는 24일 기준 51만 관객을 돌파했다. '피에타'는 상영관 수가 다른 대작 영화들에 비해 절대적으로 적음에도 불구하고 박스오피스 5위권을 유지하며 흥행세를 이어갔다. 일각에서는 '피에타'가 김기덕 감독의 역대 최고 흥행작인 '나쁜남자(74만명)'의 기록을 깰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김 감독이 스스로 조기종영을 선언함으로써 기록 돌파는 사실상 힘들게 됐다.김 감독은 피에타의 50만 관객 돌파에 대해 팬들에게 "나에게는 50만이 아니라 500만이 넘은 영화와 다름없으며, 20대부터 70대 어르신 분들까지 모두 피에타를 골고루 관람해주셨다"며 감사의 뜻을 보냈다. 그는 "오락영화도 상업영화도 코미디영화도 아닌 '피에타'를 50만 관객이 참여했다는 사실은 나 개인의 가치보다 한국 영화문화가 선진국으로 나가는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그러나 개봉 28일째 4주차가 되는 10월3일에는 전국 극장에서 '피에타'를 내릴 것이라 밝혔다. 끊임없이 대형배급사들의 영화가 상영관을 독점하는 것에 대해 문제제기를 해왔던 그로서는 어찌보면 당연한 선택이다. 김 감독은 감사글을 통해 "'피에타'가 극장에서 깨끗이 내린 이후, 그 자리에 기회를 얻지 못하는 작은 영화에게 상영기회가 주어지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밝혔다.앞서 이달 초 열린 귀국 기념 기자회견에서도 김 감독은 "내가 멀티플렉스의 폐해를 말하고 다니면서 내 영화가 2관씩 차지하는 거는 말이 안되고, 다만 한 관이라도 제대로 상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여전히 멀티플렉스의 극장을 한 두 영화가 독점하고, 동시대를 사는 영화인들이 만든 작은 영화들이 상영기회를 얻지 못하고 평가도 받기 전에 사장되고 있다"고 지적했다.조민서 기자 summ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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