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유·달이다]애니메이션 마니아, 키덜트용품 대박 주인공되다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온라인에 애니메이션 마니아들의 별천지를 만들어보고 싶다."남민우(사진) 인터파크 리빙사업부 과장의 포부다. 남 과장이 구체적으로 맡고 있는 영역은 완구부문 카테고리매니저(CM)다. 유·아동 교구를 포함해, 키덜트 상품 등 장난감과 관련된 부문 상품의 소싱과 판매 등을 맡고 있다.남 과장이 이 부문으로 옮겨 온 것은 이제 5개월 남짓 됐다. '달인'이라고 하기에는 초라한 경력이 아닐 수 없다. 남 과장은 9년여의 시간 동안 인터파크를 포함해 두 곳의 회사에서 애니메이션과 거리가 먼 인사담당자로 일해왔다.
그런 그가 유통업계의 달인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1988년부터 시작해온 그온 취미생활 덕분이다. 올해 38세인 그가 중학교 시절 처음 접했던 일본 애니메이션 '오렌지 로드'가 지금의 그를 만들어준 발단이 됐다. 남 과장은 "당시 오렌지로드를 본 이후 흔히말하는 '컬쳐쇼크(Culture Shock)'를 경험했다"며 "당시에는 그것이 컬쳐쇼크라고 알지는 못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오렌지로드를 보면서 느꼈던 충격은 상당했던 것 같다"며 마니아의 세계에 입문한 계기를 설명했다.이후 그는 줄 곧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가져왔고, 최근에는 피규어 수집에도 나서고 있다. 남 과장은 "지난해부터 피규어를 수집하기 시작해 지금 구입한 것만 20~30여개 정도 된다"며 "금액으로는 200만~300만원어치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90년대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활동도 적극적으로 해왔다.남 과장 사무실 자리에도 여러개의 피규어가 자리 잡고 있다. 남 과장이 9년간의 인사 담당자 생활을 뒤로하고, MD로 새로 자리 잡게 된 계기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그가 피규어와 애니메이션 등 키덜트 상품에 관심이 많고, 마니아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김동업 인터파크 INT 쇼핑 부문 대표에게도 알려졌고, 김 대표의 제안에 의해 완구 CM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 것.덕분에 그는 취미와 일을 동시에 즐기는 진정한 달인으로 거듭났다. 그가 완구를 맡은지 5개월 남짓한 짧은 시간이지만 성과도 적지 않았다. 그가 맡고 있는 키덜트ㆍ수집용품의 매출은 최근 3개월 사이 2배 이상 뛰었다. 그가 취미 활동을 하면서 얻었던 배경지식을 200% 활용하고, 온라인 커뮤니티의 조언을 얻어가며 상품을 소싱한 것이 적중했던 셈이다. 그를 '달인'으로 칭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뿐만 아니라 그가 맡은 유아교구 부문의 매출도 최근 3개월 사이에 37% 매출이 뛰는 등 그의 영역 전반에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남 과장은 이 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향후 마니아들을 위한 전문몰을 만들겠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남 과장은 "온라인 카페의 회원이 40만명이 넘을 만큼 국내 애니메이션ㆍ피규어 마니아들이 많지만 수요에 비해 안정적인 유통망은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마니아들이 믿고 제품을 구매하고, 제대로 된 정보도 얻을 수 있는 온라인몰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계획을 전했다.그는 또 "피규어, 애니메이션을 즐기는 사람들을 흔히 '오타쿠'라는 표현하며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는 경향이 많은데 이 같은 시선을 긍정적으로 바꾸는데도 역할을 하고 싶다"며 "인터파크에 피규어, 애니메이션 마니아들의 별천지를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꿈"이라고 강조했다.이윤재 기자 gal-ru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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