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국제통화기금(IMF)은 유럽 은행들이 내년 말까지 최대로 축소해야 할 부채 규모가 현 보유 자산의 7%에 해당하는 2조6000억달러(약 2957조원) 정도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IMF는 이날 공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적절한 정책 대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부채 축소에 따른 신용 위축이 금융안정과 경제성장을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IMF는 17일 공개한 경기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경제 규모가 0.5%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금융안정 보고서에서는 금융정책 대응이 적절히 이뤄지느냐 여부에 따라 신용경색 정도가 달라지고 성장률도 크게 영향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IMF는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의 1조유로(약 1488조원) 유동성 공급, 스페인·이탈리아의 긴축 및 개혁 조치, 유럽 방화벽 강화 등 지금까지 긍정적 조치들이 취해졌다고 평했다. 하지만 이들 조치가 약속대로 이행되지 않으면 유럽 은행들이 추가로 많은 대출을 줄여야 할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은행들이 자산을 줄이는 과정에서 내년 말까지 이용 가능한 신용 규모가 4.4% 줄고 유로존 경제는 1.4% 위축될 수 있다는 게 IMF의 분석이다.반대로 ECB의 추가 완화 정책이나 취약한 은행 구조조정처럼 추가 조치를 적절히 취하면 은행이 줄여야 할 부채 규모가 줄 수 있으며 유로존 경제 규모는 0.6% 커질 수 있다고 IMF는 분석했다. IMF의 호세 비날스 고문은 "부채 축소 규모와 속도가 적절해야 한다"며 "부채 축소 규모가 너무 크거나 속도가 너무 빠르다든지 한 지역이나 국가에 집중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IMF는 향후 부채 축소 과정이 이전보다 혹독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은행이 주주에 대한 배당이나 임원 보수를 과다하게 지급하지 않도록 규제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모건스탠리의 후 밴 스티니스 애널리스트는 "유럽의 정책적 안전망이 매우 불확실하기 때문에 은행들이 자산을 줄이도록 내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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