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프랑스에서 1차세계대전 중 터키에서 벌어진 100만명의 아르메니아인 학살 사건을 부인할 경우 처벌토록 한 '과거사법'이 곧 효력을 발휘할 예정이었지만 좌파 의원들의 헌법소원 제기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3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130명의 프랑스 의원들이 아르메니아인 학살사건을 부인할 경우 처벌하도록 하는 법안 위헌 여부 심의를 헌법재판소에 요청했다. 우파인 사르코지에 반대하는 사회당을 비롯한 좌파 진영 상원의원 72명과 하원의원 65명이 심의 신청에 서명했다. 이들은 법안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이 법안은 아르메니아인 대량학살 사실을 부정할 경우 최고 1년의 징역과 4만5000유로의 벌금형을 규정하고 있다. 법안은 지난 연말 하원을 통과한데 이어 지난달 23일 상원에서 가결됐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서명만 하면 법률효력이 발휘될 예정이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번 법안을 80여일 남은 대선을 의식해 아르메니아계 유권자의 표를 노리고 강행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법안 처리에 반발하며 프랑스와의 정치,군사 관계 중단에 나섰더 터키측은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이번 법안에 대한 심의를 요청한 의원들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아르메니아 학살 사건은 1915년 터키의 전신인 오토만 제국이 러시아와 전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기독교계 아르메니아인 50만명을 살해한 역사적 사건으로, 터키는 이들이 전쟁과 기근 등으로 숨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법안은 프랑스에서 제기됐지만 터키와 아르메니아간의 영토분쟁과도 무관하지 않다. 1991년 소비에트 연방에서 독립한 아르메니아는 터키령 아르메니아인 거주 지역에서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한편 프랑스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발생한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부정하는 행위도 법률로 금지하고 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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