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유럽 재정위기·유가불안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로 한국 경제의 기둥인 수출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연초부터 주요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수출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자본시장연구원은 18일 열린 ‘2012 자본시장 및 금융산업 동향과 전망’ 세미나에서 “올해 한국 경제가 3.5% 내외의 낮은 성장률을 보일 것이며 대외 경제여건 악화로 수출증가율이 크게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한수 자본시장연구원 국제금융실장은 “유럽이 한국 전체 수출의 12%, 중소기업 수출의 25%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타격을 받을 것이며, 중국의 대유럽 수출 위축에 따른 부정적 효과도 커질 것”이라면서 “올해 수출증가율은 지난해 19.2%에서 올해 10% 내외로 위축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역시 정체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실장은 “전년대비 132% 늘어난 가계부채가 내수증가를 제한함에 따라 민간소비 증가율은 지난해 2.6%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며, 기업 투자심리 위축으로 설비투자 증가세도 둔화가 불가피하다”고 언급했다.이날 일본계 노무라금융투자도 한국의 1월 수출증가율이 2년만에 첫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권영선 노무라 한국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한국 수출증가율은 12월 전년동기대비 10.8%에서 1월 -14.0%로 돌아설 것”이라고 언급했다. 수입증가율도 12월 13.6%에서 1월 1.0%로 위축될 것이며 무역수지는 39억달러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1월에 설 연휴로 공휴일이 많다는 점이 수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10.0%가 예상되며, 2월에는 다시 반등하겠지만 1월의 감소분을 상쇄할 정도는 되지 못할 것이라고 권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다 .앞서 노무라는 수출 부진으로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올해 1분기에 전분기대비 마이너스 성장(-0.1%), 전년동기대비 1.8%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았다.정부는 올해 경제운용 목표로 성장률 3.7%를 제시하고 있으나 국내외 주요 증권·운용사들과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이미 훨씬 더 낮은 3.0% 안팎의 암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앞서 12일 지식경제부와 관세청은 올해 1~10일까지 국내 기업들의 수출실적이 118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0.8%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3년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17일 국무회의에서 “1월 수출 전망이 나쁘며 23개월만에 무역수지 적자가 날 수 있다”고 보고했다.김윤기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대외 의존형 성장을 하는 국내경제의 특성상 유럽 위기와 대유럽 수출 감소는 국내경제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유럽 외 지역에도 부정적영향이 확산되면 한국 수출은 추가 둔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김영식 기자 gra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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