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지사 '남양주소방관'만나 건넨 말이...(종합)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30일 경기도 남양주소방서를 찾아 최근 '119전화' 논란을 빚으며 인사조치됐다가 복직된 오 모 소방위와 윤 모 소방교 등 두 명의 소방관을 만났다. 김 지사가 오 소방위의 손을 잡고, 격려하고 있다.

[수원=이영규 기자]김문수 경기도지사(사진)가 30일 경기도 남양주소방서를 방문, 오 모 소방위(51)와 윤 모 소방교(35) 등 두 명의 소방관(소방공무원)을 만났다. 지난 19일 '장난전화' 오인사태가 빚어지고, 이로 인해 23일 이들 두 명의 소방관이 각각 가평과 포천소방서로 인사 조치된 지 7일 만이다. 김 지사와 두 명의 소방관은 이번 사태가 이렇게 확산된 데 대해 안타까운 심경을 피력했다. 특히 김 지사는 이번 일로 상심이 큰 두 소방관을 격려했다. 또 소방공무원의 처우 및 급여 개선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는데 이번 사태로 119대원을 괴롭히는 사람으로 비춰져 아쉬움이 크다고 토로했다. 해당 소방관들도 전화응대를 잘못해서 이런 일이 생겼다며 김 지사에게 죄송스럽다는 뜻을 전달했다. 다음은 김 지사와 두 소방관 사이에 오간 대화를 간추린 내용이다. ▲김 지사:전화 목소리 보다 훨씬 미남이시다. 집이 멀어 다른 데로 가라고 하니까 문책성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죠. 윤소방교는 답도 잘 하시더라고요. 사실 처음엔 답을 안 하니 제가 이해가 안 가서 좀 당황했다. 갑자기 다른 데로 보내니까 과하지 않은가 그렇게 충분히 생각하실 수 있었다. 마음고생 많으셨죠. 가족들이 더 걱정했을 것이다. 윤 소방교는 결혼하셨나요. ▲윤 소방교:네 결혼했고 아들, 딸 한명 씩 있다. ▲김 지사:오 소방위는 상심 많이 하셨죠. 나도 좀 상황이 이렇게 되니 벙벙하더라. 이번 기회를 전화위복 삼아 서로 더 잘 할 수 있도록 하자. 물론 착각도 할 수 있는데 생명과 연관된 문제인 만큼 잘못하면 사람이 죽으니 더 철저하게 해야 한다. ▲오 소방위:몇 일 아니었지만 먼 곳으로 다녔다가 다시 돌아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고 죄송하게 생각한다. ▲김 지사:상급자한테 잘하라는 게 아니라 국민들 생명을 위해 잘 하자는 거다. 좀 전에도 119 응급전화 잠깐 들어보니 자기네 강아지가 다른 강아지를 물었다고 도와달라고 하더라. 그만큼 국민들이 무슨 급한 일만 생기면 무조건 119로 전화한다. 119는 365일 24시간 명절도 휴일도 없이 생명과 안전을 지키니, 저도 도지사 하면서 계속 119 홍보대사로 항상 칭찬하고 자랑하고 다닌 거다. 그런데 이번 일로 119대원을 괴롭히는 사람으로 된 것 같아 나도 참 마음이 아프고 괴로웠다. 우리가 나쁜 관계도 아닌데 온갖 패러디가 다 돌고 그랬다. 무엇보다 가족들이 걱정 많았을 거다. ▲윤 소방교:전화 응대를 잘못해 이런 일이 생겼고 죄송스럽다. 이슈화가 되다 보니 가족들도 알게 됐다. 가족들 걱정 보다는 많은 분들의 염려에 죄송스러웠다. ▲오 소방위:이번 기회를 거울삼아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이 많이 들었다. 국민들과 지사님을 비롯한 경기 공무원들 모두에게 염려 끼쳐드린 것 같아 죄송스럽다. 장난전화라고 그냥 판단해 버린 점은 저희가 잘못됐다. 전화 걸 때 안내에서 소방서라고 나오니까 규정을 따르지 않고 전화를 그냥 받게 됐다. 어디 소방서 누굽니다 라고 받는 게 맞는데 기본적인 부분을 간과한 것 같다. ▲윤 소방교:공무원으로서 지켜야 할 규정이 있는데, 게다가 화재가 아니라도 생활민원 등 모두 접수를 받아야 함에도 그냥 지나친 것 같다. 게다가 상황근무는 소방에서 가장 중요한 업무로 인식되고 있다. 이번 기회를 거울삼아 더 철저히 근무하겠다. ▲김 지사:제가 유머가 잘 없어서 장난치는 것도 별로 못하는데 장난전화처럼 받아들여졌다니 사실 좀 당황스러웠다. 사실 일반인들 저에게 공무원들 참 불친절하다고 불만들을 많이 말씀 하시는데 저는 그때 마다 그렇지 않다고 항상 말해왔다. 그래서 전화걸면서 일단 공무원들은 소속과 이름을 대면서 대응해 줄줄 알았었다. 지금 전화상황 근무도 보니 3명이 하는데 인원도 부족해 보인다. 많이 힘든 업무환경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느낀다. 우리 119가 시민들과 가장 가까운 친구이기 때문에 항상 사랑을 받고 있는 거다. 그러기에 앞으로 더욱 인원과 시설을 확대해 나가야 하는 것 아니겠나.이영규 기자 fortun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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