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미국의 정치 전문 인터넷 매체 '폴리티코'는 최근 라스베이거스의 억만장자 셸던 애덜슨(78·사진)이 공화당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미트 롬니 전(前)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경합 중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후원단체에 2000만 달러(약 231억2000만 원)나 기부하기로 약속했다고 보도했다.애덜슨 측은 이를 즉각 부인하고 나섰지만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도 아니다. 애덜슨은 2006년 이래 깅리치 후원단체에 700만 달러 이상을 기부해왔기 때문이다. 깅리치에게는 애덜슨이 최대 기부자인 셈이다.애덜슨이 정말 깅리치에게 거액을 기부하기로 약속했다면 게임 판도가 바뀔 수 있다. 폴리티코는 "애덜슨이 깅리치를 강력하게 밀어준다면 깅리치 측은 대대적인 홍보에 나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애덜슨에게 2000만 달러는 말 그대로 '껌값'이다. 미국의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에 따르면 그는 순재산 215억 달러로 미국에서 8번째, 세계에서 16번째로 돈이 많다. 215억 달러라면 지난해보다 70억 달러가 증가한 규모다.그의 재산이 이처럼 크게 는 것은 카지노 열풍에 휩싸인 아시아 시장 덕이다. 그가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카지노 그룹 '라스베이거스 샌즈'의 주가는 같은 기간 50% 올랐다.현재 라스베이거스 샌즈의 영업이익 가운데 90%가 아시아 시장에서 비롯되고 있다. 애덜슨이 지배지분을 거머쥔 자회사 샌즈 차이나는 마카오에 카지노 리조트 3곳을 갖고 있다.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택시 운전기사의 아들로 태어난 애덜슨은 12세 때 삼촌으로부터 200달러를 빌려 신문팔이로 나섰다. 이후 대출 브로커, 투자·금융 컨설턴트, 세면용품 세일즈맨을 거쳐 1960년대 여행업에 손을 댔다. 그 뒤 뉴욕 시티칼리지에 들어갔으나 곧 중퇴했다.애덜슨은 1980년대 중반 컴퓨터 업계 최대 무역전시회인 컴덱스를 창설해 전시장 면적 평방피트(약 0.093㎡)당 15센트로 임차한 뒤 전시업체에 평방피트당 최고 40달러로 임대해 매출액이익률 70%를 기록했다. 컴덱스는 1995년 8억6200만 달러에 일본 소프트뱅크로 넘겼다.이후 라스베이거스로 진출한 애덜슨은 1억2800만 달러에 낡은 샌즈 카지노를 매입해 헐고 15억 달러 규모의 베네티안 카지노 리조트와 11만1500㎡의 샌즈 컨벤션 센터를 신축했다. 이때가 1997년이다.그는 주중에 전시회를 유치하고 도박 중심에서 탈피함으로써 사업방식에 일대 변화를 일으켰다. 하루 숙박료를 250달러로 책정하고 고급 소매점을 유치한데다 레스토랑에 유명 요리사까지 고용했다. 라스베이거스 샌즈를 증시에 상장한 것은 2004년이다. 이후 라스베이거스 샌즈의 주가가 폭등하자 아시아에 대규모로 투자하기 시작했다.애덜슨은 원래 민주당 지지자였으나 재산이 늘자 공화당 지지로 돌아섰다. 부자에게 높은 세율을 매겨야 한다는 민주당 정책에 발끈한 것이다. 그는 자기가 운영하는 카지노의 노조와 몇 차례 충돌한 뒤 공화당전국위원회에 후원금을 기부하기 시작했다.이진수 기자 commu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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