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급한 축구협회, 플랜B는 무엇인가?

[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원칙과 절차는 차치한다고 하자. 그렇다면 과연 대안은 있었던 것일까.대한축구협회가 8일 기자회견을 통해 조광래 감독의 경질을 공식 발표했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황보관 기술위원장과 김진국 전무는 “언론에서 너무 앞서가는 바람에 수습이 필요할 것 같았다”며 자리를 마련한 이유를 설명했다. 황보 위원장은 “월드컵 최종예선과 본선 진출을 위해 현 체제로는 어렵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김진국 전무는 “기술위원회가 새롭게 구성돼도 대표팀을 파악할 시간이 없다. 월드컵 진출에 실패하면 엄청난 쓰나미가 몰려 올 것이 예상돼 회장단에서 (해임을) 결정했다”라고 덧붙였다. 졸속 행정에 대한 비판은 월드컵이라는 대의를 앞세워 무마시켰다. 일리는 있다. 정치적 이해관계, 외압설 등 대표팀 감독의 갑작스런 경질문제를 놓고 다양한 의혹이 쏟아지고 있지만 현 대표팀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8회 연속 월드컵 진출 여부다. “아직 감독직을 제의한 사람은 없다.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에 한국축구를 잘 아는 감독을 선임하겠다.” 이 대목에서 힘이 빠진다. 3차 예선 마지막 경기가 불과 두 달여 남은 상황. 민감한 시기에 감독 경질이라는 초강수를 선택한 축구협회의 대안은 초라했다. 그러는 사이 후임 감독에 대한 하마평만 무성하다. 설상가상 후보군에 오른 이들은 하나같이 손사래를 치며 ‘독이 든 성배’를 거부하고 있다. 한 축구관계자는 이번 사안을 바라보며 “축구협회가 전혀 대안이 없는 것 같다. 누가 이 시점에서 대표팀을 맡으려고 하겠느냐”며 “성급하게 일을 추진한 이유가 무엇 때문인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축구협회가 감독 해임 과정에서 불거진 ‘밀실 야합’의 후폭풍을 예상 못했을리 없다. 뜨거운 논란 속에서도 여전히 칼자루는 축구협회 몫이다. 애매한 시점에 무리수를 던진 협회는 그에 합당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황보관 위원장은 “불미스런 소식을 전하게 돼 죄송하다”며 “국민과 축구팬들에게 사랑받는 대표팀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는 사이에도 축구협회가 강조했던 시간은 흐르고 대표팀을 바라보는 근심어린 시선도 무게를 더한다. 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 sport@<ⓒ아시아경제 & 재밌는 뉴스, 즐거운 하루 "스포츠투데이(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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