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81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3위 항공사 아메리칸항공(AA)의 지주회사 AMR이 파산보호를 신청한 가운데 경영진의 대폭 ‘물갈이’도 시작됐다. 사임한 제라드 아페이 회장의 후임으로 임명된 토머스 호튼 AMR 신임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에 대해 업계는 입을 모아 그야말로 AMR의 회생을 이끌 적임자라고 말하고 있다.우선 호튼 CEO는 회사의 전면적 구조조정을 위해 임원 3명을 연말까지 내보내는 등 인적 쇄신작업에 나섰다. 호튼 CEO는 “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가운데 경영진 쇄신의 필요성이 커졌다”면서 “이는 운영·관리자들의 경험과 능력을 확대하고 회사를 앞으로도 유지하는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개편되는 곳은 항공운항(Flight Operations)과 노사관계(Employee Relationships) 담당 부서다. 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호튼 CEO는 로버트 레딩 항공운항사업부 부사장 등 3명이 12월 말까지 퇴임하며 후임자는 기존 내부 인력에서 충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 두 사업부문은 최근 몇 년 동안 AMR의 가장 큰 문제가 됐던 곳이다. 특히 아메리칸항공의 정비·유지과정에서 수 차례 문제가 발생해 항공안전당국의 제재를 받기도 했다. 2008년에는 항공기 전기배선체계를 보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실수로 운항 중단이 속출하고 280대에 이르는 MD80여객기 일부에 비행 중지 조치가 내려졌다. 이 사건으로 미 연방항공청(FAA)은 부실한 안전관리를 지적하며 2420만달러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한편 아메리칸항공은 지난 수십년간 조종사노조 APA(Allied Pilots Association)와 충돌을 거듭하면서 대표적인 분쟁 사업장으로 꼽혀 왔다. 이같은 이미지를 불식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아메리칸항공은 노조가 비행스케줄 계획을 승인하도록 하는 한편 인력관리부서가 노조와 공동으로 근무·예산계획을 짜는 등 노력해 왔지만, 불황으로 계속 악화되는 외부 사업환경에 인력감축이 불가피해지면서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APA는 “그동안 레딩 부사장에 대한 노조의 우려는 항공사의 운영 신뢰도와 관련된 문제로 그의 정책에 비판이 집중되어 왔다”면서 “이후 경영에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비벌리 굴렛 경영개발·재무담당 부사장은 파산 이후 기업회생 작업을 총괄하는 최고구조조정책임자를 겸임하게 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굴렛은 법조인 출신으로 1993년부터 아메리칸항공에서 재무관리와 사업분할·기업인수를 도맡아 왔다”면서 “호튼 CEO가 그녀를 중용한 것은 지극히 적절한 판단”이라고 말했다.호튼 CEO는 서던메소디스트대학교 콕스경영대학원에서 MBA과정을 마치고 1985년 AMR에 합류해 주로 재무부서에서 활동했다. 유럽사업부 대표와 최고재무책임자(CFO)까지 오른 그는 2002년 경영위기에 처해 있던 통신기업 AT&T의 CFO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호튼은 AT&T의 막대한 부채를 75%나 없애는 등 정상화를 이끌었고 2005년 SBC커뮤니케이션이 169억달러를 들여 AT&T를 인수하는 데 일등공신이 됐다. 부회장까지 역임한 호튼은 2006년 AMR로 돌아와 부사장을 거쳐 2010년 7월 AMR 대표이사로 선임됐다.김영식 기자 gra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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