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페이스] 래리 핑크 블랙록 CEO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지난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1조4670억달러)보다 약 2.3배 많은 3조3450억달러의 자산을 주무르는 남자. 바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다.혈기왕성했던 30대 초반 금리 예측을 잘못해 채권 투자에서 1억달러의 손실을 입었지만 그 때의 교훈을 바탕으로 그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펀드매니저가 됐다.
핑크는 지난 24일자 파이낸셜 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미국 경제에 대해 낙관했다. 그는 "결코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져들지 않고 있다"며 "또 다른 침체의 어떠한 증거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핑크는 2007년에 팔리지 않은 주택이 800만채나 됐지만 지금은 300만채 이하로 줄었음을 지적하며 지금 미국 경제는 상당히 치유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향후 미국 경제 전망과 관련해서는 유럽 시장에 달려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유럽이 세계 경제 성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고 강조한 뒤 "유럽 경제가 빠르게 침체로 접어들고 있으며 유럽 정부가 국가 신용 문제를 빠르게 안정시키지 못 한다면 글로벌 경제 성장이 손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1952년생인 핑크는 캘리포니아 대학(UCLA)에서 정치학을 전공했고 1976년 UCLA 앤더슨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 곧바로 뉴욕 소재 투자은행 퍼스트 보스턴에서 사회 첫 발을 내딛었다. 그는 퍼스트 보스턴에서 채권 부서를 담당하며 고속 승진했다. 젊은 나이에 이사에 선임됐고 채권부 공동 대표까지 지냈다. 그는 퍼스트 보스턴의 선물과 옵션 부서를 만들었고 모기지와 부동산 관련 상품부를 이끌기도 했다. 그는 모기지담보증권(MBS) 거래를 미국에서 처음으로 시작했던 인물 중 한 명이다. 약 30년 전 MBS 시장을 개척한 선구자였던 셈이다. 그는 지난주 미 의회에 출석해 최근 최근 트레이더들의 사고가 잇따랐던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에 대해 증언했다. 그는 ETF의 최근 빠른 성장은 30년전 모기지 시장을 처음 시작했을 때를 떠올리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애초 모기지가 처음 시작됐을 때에는 매우 평범하고 단순한 상품이었지만 모기지와 관련한 상품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하면서 지난 30년간 모기지 상품은 터무니없이 복잡해지고 이해하기가 힘들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직은 아니지만 ETF도 진화하고 변형되고 있다며 많은 상품이 혼란스러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일부는 처음 만들어졌을 때의 단순한 형태의 ETF라고 말하기도 힘들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상품에 대한 더 많은 이해를 위해 더 많은 정보 공개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동시에 그는 ETF 시장에 어떤 정부 개입의 형태가 형성되는 것에 대해서도 걱정했다. 최근 사고가 있었지만 이 때문에 정부 규제에 시장이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1986년 핑크는 인생에서 가장 뼈아픈 경험을 한다. 자신의 부서가 금리 예측을 잘못해 1억달러의 손실을 낸 것이다. 하지만 이 경험은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됐고 1988년 핑크는 블랙스톤 그룹 아래에서 블랙록을 설립한다. 블랙록은 1994년 블랙스톤 그룹에서 독립한다. 블랙록은 2006년 메릴린치 투자운용부와의 합병으로 운용 자산을 2배로 늘렸고 2010년 12월에는 바클레이스 글로벌 인베스터스를 135억달러에 인수하면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에 등극했다. 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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