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플레이션 4~5년간 지속..선제적 대응 시급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중국의 인플레이션을 일컫는 차이나플레이션 현상이 향후 4~5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우리나라의 선제적 대응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는 21일 발표한 ‘차이나플레이션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중국정부가 경제불균형 완화를 위해 임금배증계획을 추진 중에 있기 때문에 차이나플레이션이 향후 2015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저임금을 토대로 세계의 공장역할을 해 왔으나 지난 1998년(15.5%) 이래 임금상승률이 13년째 10% 이상의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북경 근로자의 임금은 1998년 서울의 10분의1이던 것이 지난해 3분의1 수준까지 수직상승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대한상의는 중국정부가 근로자 평균임금을 매년 15%씩 인상해 2015년에 2010년의 2배까지 높이는 내용의 임금배증계획을 추진 중인 점 등을 들어 중국사회가 임금상승과 물가상승간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차이나플레이션시대를 거쳐 4~5년 후부터 본격적인 고임금시대로 이행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정부는 지난해 10월 이후 기준금리를 5회, 지급준비율을 9회 인상하는 등 긴축정책을 펴고 있는데 이같은 정책기조 역시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재정위기 하의 유럽과 미국, 그리고 인플레이션압력 하의 중국 등 세계주요국들이 긴축기조로 전환하면서 세계경제의 더블딥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오랜 기간 지구촌에 저가제품을 공급해 왔던 중국의 물가상승은 위안화 가치상승과 함께, 세계경제에 중국발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해 경기침체와 고물가현상이 동시에 일어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안겨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상의는 차이나플레이션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교차할 것으로 분석했다. 우리의 최대교역국인 중국경제의 긴축은 당장 대중수출의 감소로 나타나고, 중국제품의 가격상승은 국내 인플레이션 압박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반면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감소하는 한편 세계시장에서 중국과 경쟁해 왔던 부문에서는 수출호전이 기대된다. 저가의 중국산에 밀려 고전해 왔던 가전, 가구 등 조립산업분야와 의복, 신발 등의 노동집약적 산업분야가 철강, 비철금속, 화학산업 등 소재산업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혜택이 클 것이다. 그러나 중국에서 부품이나 원재료 등 중간재를 조달하는 기업들의 경우 원가상승압박에 직면하는 등 경영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대한상의는 중국경제의 고임금시대과 산업구조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시급함을 역설했다. 중국정부는 현재 고임금 고물가시대 극복을 위해 고부가가치분야로의 산업구조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가전, 조선 등의 분야에서 전개되는 중국과의 수출경쟁이 IT, 자동차 등 주력산업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고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등 미래 신성장동력 창출경쟁도 치열하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해‘12차 5개년계획’을 통해 태양광, 전기차 등‘7대 전략적 신흥산업’의 GDP대비 비중을 2%(2010)에서 15%(2020) 까지 높이는 계획을 추진 중에 있다. 중국의‘7대 신흥산업’은 우리가 추진 중인 신성장동력 창출 ‘10대 프로젝트’와 8개 분야에서 겹친다. 이에 대한상의는 수출전진기지 위주의 대중투자전략을 중국내수시장 교두보 중심으로 재정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인구 100만 이상 도시가 119개(200만 이상 도시는 36개)에 달하고, 세계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0년까지 최대 21%(2009년 현재 7.6%)까지 확대될 중국시장의 선점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진출의 내용면에서도 제조업보다는 서비스분야 투자를 추천했다. 현재 중국의 서비스산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3.0%로 한국(58.2%)보다 낮으며, 중국정부도 서비스산업 개방정책을 추진 중이어서 우리 기업에게 좋은 사업기회가 많을 것으로 분석했다. 대한상의는 중국진출 유망 서비스산업분야로 우리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美(성형, 미용), 樂(엔터테인먼트), 通(유통) 등을 추천했다.또 기존 주력산업 강점의 유기적 결합, 신성장동력분야에 대한 선택과 집중, 과학기술두뇌의 적극적인 유치 등 R&D 시스템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대한상의 관계자는 “차이나플레이션과 함께 중국의 산업구조가 고도화되면 한중일간 국제분업질서가 약화되고 중국경제의 발전으로부터 우리가 누려왔던 많은 혜택들도 급속도로 사라지게 된다”면서 “정부와 경제계, 학계 등의 적극적인 관심과 대응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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