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학 양천구청장, 도시락 먹으며 '저출산 대책' 토론

16일 점심시간 이용해 직원들과 도시락 먹으며 출산과 저출산 대책 토론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이제학 양천구청장은 산발적인 아이디어를 통한 혁신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한 때면 점심시간을 이용해 직원들과 도시락을 함께 먹으며 자유로운 토론을 진행한다. 이른바 ‘도시락 토론회’는 ‘먹으면 열린다’는 ‘한솥밥’ 소통을 강조해 온 이 구청장의 소신이 담겨 있다. 지난 16일 진행된 도시락 토론회 주제는 국가적 문제인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한 실제적인 대책 마련을 위한 ‘출산장려를 위한 실천과제’였다. 이제학 양천구청장은 “실제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문제에 맞는 해답을 얻을 수 있다” 며 미혼 남녀 직원, 임산부 직원, 세자녀 이상 직원, 한자녀 직원, 기혼 무자녀 직원 등 출산과 양육에 직접적으로 당면한 직원 14명과 함께 토론을 진행했다. 이 구청장은 “'저출산, 이제 공무원이 나서야 한다'는 주제를 던지고 싶다"면서 "국가적으로, 거시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추상적인 토론은 접고, 왜 저출산인가, 대책은 뭔가, 구청장의 권한으로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 일, 공무원이 해야 되는 일은 무엇이며, 저출산 극복을 위해 당장 시행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도출할 수 있는 생산적인 토론을 해보자” 라며 토론을 이끌어 나갔다.

이제학 양천구청장이 도리락을 먹으면서 토론 주제를 살펴보고 있다.

이날의 도시락 메뉴는 더운 날씨에 맞는 시원한 메밀국수.직원들은 구청장과 함께 도시락을 먹으며 저마다의 경험담을 토대로 출산과 육아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결혼환경 분위기 조성을 위한 방안, 국가사업을 제외한 자녀양육비 경감을 위한 지자체 역할,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한 직장문화 조성, 육아와 보육을 위한 제도적 보완 등에 대해 현실적인 토론이 이어졌다. 이제학 양천구청장은 직원 패널들에게 적정한 질문을 던져 아이디어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미혼 직원들에게는 “저출산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결혼은 하지 않기 때문이지 않나 싶다. ‘이런 환경이 만들어지면 결혼도 하고 애도 많이 낳고 싶겠다’ 하는 생각을 얘기해보자”라고 물었다.또 자녀가 1명인 직원에게는 “이렇게 하면 둘째, 셋째를 낳겠다 하는 방안”을 묻기도 했다. 그리고 3명 이상의 아이가 있는 직원에게는 아이를 많이 낳음으로 인해 얻는 행복에 대해 묻기도 했다. 자유롭게 진행되는 토론 분위기를 통해 결혼 소개와 상담에 대한 서비스, 사내결혼과 지역내 결혼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학교 기반시설을 이용해 저학년 아이들을 늦게까지 돌보는 방안 등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했다. 이제학 구청장은 직원들이 평소 체험을 통해 건의한 8건의 다양한 의견과 다른 자치단체의 우수사례 6건에 대해 예산의 범위 내에서 적극적으로 검토, 정책을 마련하도록 당부했다.

양천구 도시락 미팅

이제학 구청장의 ‘도시락 토론회’는 브라운백 미팅(점심식사를 곁들인 토론모임으로 점심으로 제공되는 샌드위치 등의 봉투가 갈색인데서 유래)과 같은 캐주얼 토론회의 일종으로 점심을 먹으며 제약 없이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진행돼 온 ‘도시락 토론’은 이해관계가 상반되는 '시프트(Shift)'를 주제로 한 토론부터 희망나눔 행복은행 추진 방안, 서울 제물포길 지하화 추진 등 주제도 다양하다. 구청 옥상정원이 완공됐을 때는 옥상공원 명칭 선정을 위한 도시락 번개모임을 갖기도 했다. 사이버구청장실에 구정일기를 쓰고 있는 이 구청장의 도시락 토론회에 대한 일기에 주민들은 “야외 도시락 토론회의는 어떠냐, 주민들과 함께 도시락 먹으면서 대화하자, 우리 사무실에도 제안해봐야겠다”는 등 댓글을 달며 호응을 보내왔다. 이제학 양천구청장은 “양천구의 도시락 토론회의의 성공요인은 철저한 브레인스토밍에 있다” 고 밝혔다. 브레인스토밍은 한가지 문제를 집단적으로 토의해 제각기 자유롭게 의견을 말하는 가운데 정상적인 사고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튀어나오는 아이디어 창출방법의 하나다. 이제학 구청장은 “어렵게 엉켜있던 쟁점사안도 도시락을 앞에 두고 함께 식사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풀려나간다"면서 "아이디어에 대한 평가를 금지하고, 어떤 생각이든 자유롭게 표현하고 받아들이며,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와 자신의 아이디어를 결합시켜 제3의 아이디어를 도출해내는 브레인스토밍의 원칙을 지켜 창조성에 기반을 둔 실질적인 결론을 도출해내는 것이 ‘도시락 토론회’의 목적”이라고 말했다.또 “이를 통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하고, 문제해결에 대한 획기적인 대책을 마련해 나갈 것” 이라고 전했다.박종일 기자 drea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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