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KOSDAQ 긴급진단] ② 대형주에 치인 코스닥

시장 위축 악순환 진행..무분별한 신용거래도 원인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 최근 공모주 투자에 재미를 들인 A씨는 요즘 코스닥 디스카운트를 몸소 실감하고 있다. 지난달 공모청약에 참여했던 유가증권시장의 세아특수강과 코스닥시장의 골프존 주가가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나란히 수백대 1의 경쟁률로 기대를 모은 종목이지만 골프존이 내내 공모가를 밑도는 반면, 세아특수강은 상장 이후 31% 이상 급등했다.이 두 종목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최근 유가증권 시장에 신규 상장한 스카이라이프가 공모가를 웃도는 반면 코스닥 시장에 진입한 엘티에스와 KMH는 각각 공모가대비 27%. 41%씩 급락했다. 신규 상장주까지 뚜렷한 차이를 보일 만큼 투자자들이 코스닥 시장을 외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대형주 쏠림이라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신용거래로 인한 물량 리스크까지 다양한 원인을 꼽았다.대형주 쏠림 현상을 축으로 한 악순환이 계속 코스닥 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형주 쏠림, 수급 악화, 개인투자자 손실, 랩어카운트 등의 간접투자 강화 등이 차례로 꼬리를 물고 악순환 중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부터 인기를 끈 자문형랩은 악순환에 속도를 붙였다. 자문형랩의 규모가 확대되면서 일정 규모 이상의 종목에만 투자하는 비중이 높아져 대형주 쏠림현상을 심화 시킨 것. 어떤 문제가 먼저 발생한 것인지를 따지기 어려울 만큼 각각이 긴밀히 얽혀 투자자들이 중소형주에 관심을 두지 못하게 만들고 있는 형국이다.많은 '큰손' 투자자들도 코스닥 시장을 외면하고 있다. 한 개인투자자는 “지금 코스닥 시장에 남아있는 투자자들은 온통 선수들 뿐”이라면서 “선수들끼리 치고 받으니 주가도 더욱 안 좋아지고 결국 유가증권시장의 우량주를 찾게 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90%에 육박하던 코스닥 비중을 최근 30% 이하로 낮췄다.대형주 쏠림으로 인한 구조적인 변화는 기관들의 매매 패턴마저 변하게 만들었다. 한 증권사 스몰캡 연구원은 “과거 기관들은 대형주를 중장기 투자하고, 코스닥 종목으로 단기매매를 했는데, 최근에는 대형주 변동성이 커져서 대형주를 가지고 단기매매 차익을 노린다”며 “오히려 중소형주를 중장기로 보는 경향이 커졌다”고 밝혔다. 대형주로도 단기차익실현이 가능해 굳이 수급이 좋지 않은 중소형주를 사고 팔지 않아도 된다는 뜻으로, 그만큼 기관들에게 중소형주의 매력이 떨어졌다는 얘기다.개인들의 무분별한 신용거래도 중소형주 상승세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한 개인투자자는 “개인들이 신용으로 종목을 잡고 있으니 밀릴 때마다 신용거래로 물타기를 하게 된다”면서 이렇게 물량을 쌓아가다가 반등이 나오면 신용물량이 쏟아져 나와 주가가 올라야 하는 시점에 못 오르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수거래는 3거래일만 보유하게 돼 있어 회전 자체가 빠르지만 신용은 몇 달씩 보유하는지라 이러한 매매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이런 가운데 한국거래소의 대책은 시장정화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거래소는 지금까지 우회상장 요건을 강화하고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도입하는 등 시장 정화에 힘써왔다. 2009년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도입한 이후 실질심사 대상기업이 감소하는 등 한계기업을 솎아내는 데에는 성공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제는 투자자가 떠나지 않도록 시장 수급을 되살릴 대책도 헤아려야 할 때라는 지적이다.정재우 기자 jjw@<ⓒ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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