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환 투비소프트 일본법인장
최창환 투비소프트 일본법인장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도쿄 내 지하철에 설치된 에스컬레이터가 모두 멈췄습니다. 건물 엘레베이터 가동도 줄이고, 일본 전체가 전력 절감에 집중하고 있어요."중소IT기업 투비소프트의 일본법인장으로 있는 최창환(36) 지사장은 15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강도 9.0 규모의 대지진 속에서도 침착하게 어려움을 극복해나가고 있는 일본 현지 풍경을 전했다. 도쿄 긴자에 위치한 빌딩에서 근무하는 최 지사장은 대지진 이후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지진피해로 인해 사무실 정리가 마무리 되지 않은 탓도 있지만, 계속되는 여진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 출퇴근하기 쉽지 않은 환경에 인터넷이 가능한 집에서 대부분의 업무처리를 하고 있다. "건물 흔들릴땐 생명에 위협··위기에도 자리 지키고 근무"="도로에 차들이 현저히 줄었습니다. 거리에 주유소가 온통 문을 닫아서 기름을 넣기도 힘든 상황이에요."일본인인 최 지사장의 부인 에가미 유우코(27)씨는 "꼭 필요한 물건을 사거나 급한 용무가 아니면 차를 운행하지 않는다"며 "기름값이 비싼 데다 기름이 떨어지면 주유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역별로 시간을 정해 전력 소모를 줄이고, 정부의 에너지 절감에 시민들이 적극 협조하고 있는 분위기다. 최 지사장은 지난 11일 일본 열도를 뒤흔든 대지진의 악몽을 떠올리며 말을 이어갔다. 지진 당시 사무실에서 고객사 접견중이었던 그는 "오후 2시 40분경 바닥이 흔들리자 '일본은 내진설계로 지진에 비교적 안전하다'고 고객사 임원은 나를 안심시켰다"며 "하지만 이후 건물이 심하게 흔들리고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지되자 다같이 얼른 책상 밑으로 대피했다"고 당시의 급박한 상황을 전했다. 도쿄에서 오랜 생활을 해온 최 지사장의 부인 역시 "도쿄에서 오래 살았지만 생명에 위협을 느낄 정도의 지진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되뇌었다. 최 지사장은 사고 당일 대중교통 마비로 사무실에서 밤을 지새우고 다음 날 지하철을 타고 퇴근했다. 지하철을 이용하려는 시민들이 몰려들면서 지하철을 타기까지 꼬박 세 시간을 기다렸다. 그는 "지하철을 기다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큰 소리를 치거나 새치기를 하는 일본인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며 "어려움 속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질서정연하게 행동하는 일본인의 높은 시민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편의점에서도 물건 사재기를 하는 사람은 거의 볼 수 없다"며 "편의점 진열대가 곳곳이 비어 물품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지만, 자신이 필요한 물건만 구입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계속되는 여진의 공포와 물가 인상 우려는 시민들의 표정을 어둡게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최 지사장은 "조만간 단수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기름값은 물론 제품 가격도 3배 이상 뛸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서소정 기자 ss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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