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현정은 화해의 제스처?

사진전 개막식 후 악수..현대상선 지분 매각에 대해서는 선 그어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굳이 화해라고까지 할 게 있나…."고 정주영 명예회장 10주기 추모행사에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제수씨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화해의 제스처를 취했다.정 회장은 '화해의 장으로 봐도 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화해는 무슨…"이라고 말했지만 재차 묻자 "그렇지 뭐"라고 호탕하게 답했다.이날 현 회장은 사진전 개막 약 30분 전에 도착했다.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고 개막식에서도 인사를 나누지 못하는 등 다소 냉랭한 분위기가 흐르는 모습이었다.하지만 개막식이 끝날 무렵 현 회장은 정 회장에게 다가갔고, 정 회장은 "제수랑은 원래 악수하는 거 아니지"라고 하면서도 "그래 악수 한 번 하지"라며 악수를 청했다.정 회장은 호탕하게 웃었고, 이에 현 회장은 별다른 말은 없었지만 손을 내밀면서 두 사람은 손을 잡았다. 이날 만남은 현대건설 인수를 둘러싸고 양측이 갈등을 보인 이후 처음이다.재계에서는 정 회장과 현 회장이 이미 화해 무드가 조성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정 회장도 현대건설이 보유한 7.75%의 현대상선 지분을 매각할 것인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서로가 잘 돼야지"라고 했고 '매각은 안하는 의미로 봐야 하냐'는 질문에 "유치하게..그런 거 안해"라고 말했다. 일부러 매각하는 일은 없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현대차그룹 역시 이에 대해 "현대건설의 현대상선 지분을 이용해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위협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정몽준 의원도 '두 분이 화해를 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잘 해결될 것으로 안다. 잘 해결되지 않았나요"라며 되묻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그룹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의 지분이 필요한데, 정 회장이 일부러 현대상선 지분을 매각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현대차에서 필요에 의해 매각하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한편 정 명예회장의 10주기를 맞아 오는 추모 사진전 외에도 14일에는 추모 음악회, 21일에는 기일이 있어 정 회장과 현 회장은 계속 만날 것으로 보인다. 최일권 기자 igcho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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