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5% 성장과 3%물가라는 두마리 토끼가 멀어지면서 정부가 한 마리라도 확실하게 잡기로 했다. 국정우선과제를 성장에서 물가로 선회키로 한 것. 경제정책 목표 수정의 목소리가 높아진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은 10일 국민경제대책회의에서 "금년에 국정 중에서 성장과 물가 문제가 있는데, 우리가 물가에 더 심각하게 관심을 가지고 국정의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하나라도 확실하게 잡으라는 지시다. 이에 따라 정부의 물가대책도 기존의 미시적 대책에서 거시,미시적 모두를 바라보는 대책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유류세 인하는 없을 것이라던 윤증현 재정부 장관은 9일 "유가 단계별로 어떻게 대응할지, 유류세 감면을 포함해 여러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또 "물가불안으로 전반적인 불확실성이 높아 우리 경제의 회복 흐름이 계속될 수 있을지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가중되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향후 경제운용에 있어 조심스럽기만 하다"고 정책방향의 선회를 내비쳤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도 "3월 소비자물가(CPI)도 2월(4.5%) 수준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올해 소비자물가는 상반기 3.7%, 하반기 3.3%로 봤는데 연평균 3.5%를 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물가보다 중요한 가치는 없다고 말해 금리인상을 예고했다.정부가 여전히 3%물가를 고집할 수만은 없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국개발연구원, 삼성경제연구소, LG경제연구원 등 연구기관들은 이미 성장률은 하향으로 물가는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주요 해외투자은행인 크레딧스위스는 올해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당초 3.7%에서 4.8%로 대폭 상향조정했고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4.8%에서 4.4%로 하향조정했다. 정부는 국제유가 전망은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 올 경제목표의 기준점인 유가를 연평균 배럴당 85달러(두바이유 기준)로 잡았지만 전문가들은 당분간 100달러선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올해 정부가 성장과 물가 모두를 놓칠 경우 2008년의 악몽이 우려된다. 2008년 이 대통령 취임 첫해 강만수 경제팀은 경제성장률 6%, 물가 3.3% 내외를 약속했다. 배럴당 140달러의 초고유가가 도래하고 경기가 하강국면에 진입해서야 성장률을 4%대 후반으로 물가는 4.5%내외로, 경상수지는 70억달러 내외 적자에서 100억달러 내외 적자로 수정했었다.이경호 기자 gungh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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