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 타자’ 김현수, 부담감 내려놓고 중심에 서다

[스포츠투데이 박종규 기자]팀이 큰 경기에서 고전을 거듭하는 만큼 김현수(두산)의 어깨는 무거워졌다. 하지만 이제 그 부담을 떨치고 승부욕을 불태우고 있다.김현수는 지난 2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4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부진 탈출을 예고했다. 2차전까지 8타수 무안타에 그친 뒤 상승곡선을 그린 것이다. 2연패로 몰려있던 두산 역시 반격에 성공하며 그의 상승세와 궤를 같이 했다.이날 1회초 1사 1,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현수는 2루수 앞 병살타로 물러났다. 선취점을 따낼 기회를 한 순간에 날려버린 것이다. 곧 이은 1회말 롯데가 2점을 선취하자 두산으로서는 그의 병살타가 더욱 뼈아팠다.4회 볼넷으로 걸어 나가 득점에 성공한 김현수는 5회 우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를 날렸다. 준 플레이오프 13타석만의 첫 안타. 오랜 침묵에서 벗어나는 신호탄이었다. 7회 네 번째 타석에서도 중전안타로 1루를 밟았다.이날 김현수는 6회 수비 도중 뜬공이 애드벌룬에 맞아 굴절되는 ‘사건’의 중심에 섰다. 전준우의 좌익수 쪽 뜬공을 잡으려던 그는 공이 예상치 못한 곳에 떨어지자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내 심판에게 적극적으로 아웃 판정을 요구했다. 당시 2사 주자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승리에 대한 집념을 불태운 것이다.김현수에게는 타선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중책이 맡겨졌다.지난달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1차전에서 3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그는 2차전부터 4번 타자로 나섰다. 타선의 중심에 선 만큼 자신이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커지기 시작했다. 그는 붙박이 4번 타자인 김동주의 자리를 대신해야 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한 방을 보여주지 못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다행히 이날 활약으로 체면을 세울 수 있었다. 여전히 준 플레이오프 타율이 1할6푼7리에 불과하지만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이날 경기 뒤 김현수는 마수걸이 안타를 기록한 데 대해 “어쩌다 보니 잘 맞아 안타가 된 것 같다”며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그러면서도 “첫 타석에서 병살타를 쳐서 동료들에게 미안했다”고 털어놓았다.그는 또 “지면 끝이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한다”며 굳은 각오를 드러냈다. 어깨에 짊어진 책임감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한 마디였다.2연패 뒤 1승으로 한 숨 돌린 두산은 타선 회복이 절실하다. 그 중심에 선 김현수가 부담을 떨치고 중추적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스포츠투데이 박종규 기자 glory@<ⓒ아시아경제 & 재밌는 뉴스, 즐거운 하루 "스포츠투데이(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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