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선영 기자]주춤했던 숏마인드가 되살아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사흘 연속 하락하고 있다. 금리 동결 기조가 나타나고 있음에도 국내 증시가 오르고 시장 참가자들이 아래쪽으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10일 원·달러 환율은 오후 2시12분 현재 1.10원 하락한 1166.3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장중 1164.9원까지 저점을 찍었다. 코스피지수가 1800선을 뚫고 올라간데다 위험회피 심리도 전반적으로 완화되면서 시장 분위기가 환율 하락 쪽으로 기울었다. 한 외은지점 딜러는 "원·달러 환율이 데일리로 봤을 때 지난 4월부터 8월 저점을 이은 선이 깨졌다"며 "모델 펀드 등 차트 위주로 거래하는 쪽에서는 셀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율이 빠지기에는 아직도 소화해야 할 이벤트들이 산적해 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도 역외매도를 비롯한 은행권의 숏플레이가 나타났지만 아래쪽에서 결제수요가 더욱 우세한 양상을 나타내면서 환율은 하락속도를 늦췄다. 원·달러 환율에 하방경직성을 주는 재료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으면서 시장은 완전히 아래쪽으로 향하기에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당국 스무딩오퍼레이션, 1150원까지원달러 환율 하락세를 막는 가장 큰 변수는 외환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이다. 당국은 1170원대 박스권 하단을 강하게 막아오다가 전일부로 1160원대를 내준 상태다. 그러나 개입 레벨이 차츰 하락한다고 해서 환율 쏠림현상에 대한 방어선이 빠르게 아래쪽으로 향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외환당국은 환율 레벨보다 변동성 축소에 중점을 두겠다는 방침을 변함없이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시장참가자는 "외환당국이 1150원선까지 꾸준히 환율 하락을 막아설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은 환율 하락세 방어는 단순히 고환율을 유지하려는 의도보다 숏이 깊어지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즉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감, 중국 긴축 가능성, 유럽 리스크 등이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환율 하락폭이 깊어질 경우 반등 여력도 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숏이 깊어지면 돌발 악재가 등장할 시 숏커버가 촉발되면서 급등할 여지가 있다"며 "따라서 이같은 숏포지션에 대한 관리를 통해 변동성을 축소하고 환율을 스테이블하게 유지하려는 것이 당국의 의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벤트 성 달러수요 산적..아직 시작안됐다이달 말까지 이벤트성 달러 수요가 대기중인 점도 하방 경직에 대한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최근 환율이 하락하면서 IPIC가 현대오일뱅크 자금 22억불에 대한 환전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 점이 일단 가장 큰 변수다. 외환시장에서는 IPIC가 추석연휴를 전후해 관련 자금의 환전에 나설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 시장참가자는 "IPIC가 법무대리인을 통해 전액 현물환으로 환전해 나갈 가능성이 크다"며 "선물 환율이 이론가보다 높고 환율이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상황에서 굳이 선물환 거래에 나설 유인은 없다"고 말했다. 호남 석유화학도 타이탄 인수 자금 일부를 이달중 1차 송금할 예정이다. 금액은 약 10억불로 추정되고 있는 상황이다. 호남석유화학의 경우 현재 73%의 지분 인수자금을 9월과 11월 두차례에 걸쳐 나눠서 입금하고 향후 지분율을 100%로 추가하기 위해 장내 주식매수를 지속할 방침이다. 따라서 나머지 자금은 내년 1월까지 처리할 예정이다. 한 시장 참가자는 "이벤트성 수요가 나오기에 좋을 정도로 환율 레벨이 많이 하락했다"며 "이같은 대기성 수요들이 있어 환율이 하락 일변도로 가는 것은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B>◆글로벌 경기둔화, 아직 해소됐다고 보기 일러</B>미국을 비롯해 한국의 당국 관계자도 '더블딥 우려'는 없다고 잘라 말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 하향 리스크에 대해서는 다들 공감대를 형성하는 분위기다. 일단 미국을 비롯해 유럽, 호주, 일본, 한국까지 금리를 줄줄이 동결한 배경에도 이같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각국의 추가 양적 완화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아직 안심할 수 없는 요인이다. 여기에 중국의 긴축 이슈까지 불거지면서 아시아증시가 하락할 경우 원달러 환율은 다시 반등압력을 받을 수 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중국이 금리 인상을 통한 긴축에 들어갈 경우 아시아증시가 다시 하락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단기적으로 반등할 수 있다"며 "추가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나 외환시장으로서는 악재로 해석할 수 밖에 없는 재료"라고 말했다. 정선영 기자 sigum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정선영 기자 sigumi@<ⓒ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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