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시' 결말, 특정인의 죽음 떠올리는 것 당연'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영화 '시'로 제63회 칸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한 이창동 감독이 수상소감을 조심스레 털어놨다.이창동 감독은 26일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 별관 유플렉스 12층 제이드홀에서 열린 영화 '시' 공식 기자간담회에서 "보통 영화제에 참석한 배우들이나 감독들이 어느 정도 수상을 기대하게 되면 폐막식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칸에 있기에는 너무 부대꼈다. 그래서 식구들과 파리에서 시간을 보냈다"면서 시상식 참석통지를 받을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그는 "칸 영화제의 경쟁이 부담스럽기도 했다. 영화라는 것이 각각의 가치를 가지는 창조물인데 올림픽처럼 승패를 다투는 것도 아닌데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하고 연연하게 됐다. 경쟁의 스트레스가 부담이 됐다"고 솔직하게 말했다.그는 "제 주변에 아는 사람들은 아는데 병적으로 제 작품에 있어서 소심한 사람이다. 지금도 사실은 허물만 보인다. 시간이 지나면 허물들이 잊혀지기도 하는데 그러지 않았으면 한다"고 설명했다.또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한다는 반응에 대해 "주인공인 미자가 죽은 소녀 희진의 마음을 대신해서 쓴 시다. 한편으로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찾는 과정에서 힘들게 그 아름다움은 어디에서 오는 깨달음의 결과"라고 말했다.이어 "그 시에서 보여지는 이야기는 세상의 아름다움이 그 자체로만 존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고통 어둠 더러움까지도 껴안아야 하나의 아름다움이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또 "그 부분에서 죽음을 떠올리는 것은 당연하다. 관객에 따라서는 자기가 아는 가까운 사람, 특정한 죽음으로 의미를 한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저도 그러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것은 관객의 자유이고 제가 이러 저러하게 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그는 간담회 전 봉하마을에 다녀온 것에 대해 "23일이 (노 전 대통령의)1주기였는데 참석하지 못했다. 도리를 다하기 위해서 (봉하마을에) 갔다. 가서 뭐 참배하고 여사님도 뵙고 했지만 거기 관련해서는 다른 기회에 이야기를 하겠다"면서 말을 아꼈다.한편 '시'는 '초록물고기' '박하사탕' '오아시스' '밀양'에 이어 이창동 감독이 다섯 번째로 연출한 작품이며 중학교에 다니는 손자와 함께 살아가는 60대 할머니 미자(윤정희 분)가 시 쓰기에 도전하면서 경험하는 일상의 변화와 예기치 못한 사건을 다뤘다.이창동 감독은 지난 2007년 '밀양'의 전도연에게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겼다. 박소연 기자 muse@사진 박성기 기자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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