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은 삼성생명을 왜 팔까?

단기자금 이탈..단기 투자자라면 매도 동참도 전략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유가증권시장에 화려하게 등장한 삼성생명에 대한 외국인의 매도세가 집중적으로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모가를 웃도는 시초가 형성에 외국인들이 차익실현에 나서자 개인 투자자들도 지금이 매도시점인지 망설이는 분위기다. 12일 오전 10시40분 현재 외국인은 삼성생명에 대해 200만주 가량을 순매도하고 있다. 현재 주가가 11만3500원이니 삼성생명에 대한 매도 규모는 2270억원 상당이다. 현재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팔고 있는 전체 물량이 3110억원 규모로, 전체 물량 중 3분의 2 이상을 삼성생명에서 팔아치우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업종별로 보면 더욱 뚜렷하다. 3100억원 매도 규모 중 보험업종에 대한 매도세는 3270억원에 달해 외국인이 쏟아내는 매물 중 거의 대부분이 삼성생명과 여타 보험주임을 알 수 있다. 이날 외국인이 쏟아내는 매물은 대부분 단기적 성향이 짙은 자금으로 해석된다. 시초가가 11만9500원으로 공모가(11만원) 대비 높은 수준으로 결정되자 일단 10%의 수익만이라도 챙기려는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선 것. 그도 그럴 것이 지난주 이틀간의 청약기간 이후 상장까지 약 1주일간 유럽발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감이 극심해지면서 글로벌 주식시장이 휘청거렸고, 이에 따라 불안을 느낀 외국인들이 일단 수익을 낼 수 있는 삼성생명부터 처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외국인들의 경우 대부분의 국내 기관투자자들과는 달리 2~4주 기간의 의무보유 확약을 하지 않아 상장직후 매도가 가능한데다, 유럽 대응책에 대한 회의론이 거세게 확산되고 있는 만큼 추가 하락에 무게가 실린다는 판단에 상장 첫날부터 강하게 매물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고평가 논란도 외국인 이탈에 한 몫하고 있다. LIG투자증권에 따르면, 장부가 기준으로 삼성생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0배로 삼성화재(1.6배)에 비해 높은 상황이다. 삼성생명의 주가가 오를수록 밸류에이션 격차는 더욱 벌어지게 되는데, 이 경우 삼성생명의 고평가 인식 역시 확산되면서 주가 상승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 물론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의 규모나 구조적인 차이를 감안해야 하겠지만, 현재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는 '비싸다'는 인식이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기관 투자자들 역시 의무보유 확약이 끝난 이후 주가가 공모가 대비 높은 수준일 경우 일단 차익실현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이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삼성생명이 상장과 동시에 시가총액 4위로 껑충 뛰어오른 등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관들이 삼성생명의 차익실현에 나선 이후 어떤 종목으로 빈 포트폴리오를 채워나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기관이 차익실현에 나선다 하더라도 일부 물량만 매도할 뿐 이날 외국인처럼 강한 매도세를 보일 가능성은 낮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투자심리가 취약한 개인 투자자들의 경우 외국인의 매도세나 혹은 2~4주 이후의 기관의 일부 매도 움직임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허대훈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생명의 경우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전망에 무게가 실리지만 단기적으로는 비싸다는 인식과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상충하면서 거래가 빠르게 이뤄지는 모습을 보인다"면서 "이같은 움직임으로 인해 변동성이 높은 상황인 만큼 일부 투자심리가 취약한 개인 투자자들이 이탈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단기적 성향이 짙은 개인 투자자들이라면 외국인과 같이 일단 매도에 나서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박은준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이 매도에 나서는 것은 삼성생명의 추가 상승이 어렵다는 인식이 아니라 갑작스런 급등세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규모가 상당한 만큼 주가가 오르는 속도도 느릴 것으로 예상할 수 있으니 공모가 대비 수익이 발생했을 때 주식을 팔고 유럽위기 부각 등으로 재차 주가가 하락하면 다시 매수에 나서는 움직임도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 본다면 주식을 들고 있는 것이 유리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 매매에 나서는 경우라면 수익이 났으니 일단 팔고 저가 매수 기회를 기다리는 것이 개인 투자자들에게도 유리한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20분 현재 삼성생명은 시초가 대비 5000원(-4.18%) 내린 11만4500원에 거래중이다.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27포인트(0.08%) 오른 1671.51을 기록하고 있다. 김지은 기자 je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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