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저가 가전제품 선호하는 현상 뚜렷. 기존 기업들 타격
[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일본 소비가전 시장이 저가품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가격 경쟁력보다는 품질로 승부하던 기존 선두 업체들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29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GfK MSJ(Marketing Services Japan)를 인용,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상위 2개 업체의 시장 점유율이 10개 품목 가운데 7개 부문에서 5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8년과 크게 다르지 않는 결과다. 그러나 세부적으로는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바로 2개 선두 기업의 점유율이 평면 TV, 블루레이 디스크 레코더, 디지털 SLR 카메라, 핸드폰, 전자사전, 노트북, 프린터 등 7개 제품 카테고리에서 하락세를 나타낸 것. 점유율 상승 추이를 나타낸 분야는 캠코더와 포터블 뮤직 플레이어,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 등 세 부문에 불과했다. 평면 패널 TV 부문 1위 자리에 오른 샤프전자의 경우 39.8%의 점유율을 기록했는데, 샤프가 평면 TV 부문에서 점유율 40% 미만을 기록한 것은 4년만에 처음이다. 반면, 저가 평면 TV를 판매하고 있는 도시바의 경우 점유율 상승을 기록하며 18.2%로 3위에 올랐다. 도시바는 대만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 대규모 하청 계약을 맺고, TV와 노트북 컴퓨터의 LCD패널 조달선을 통합하는 방법을 통해 가격 인하를 이뤄냈다. 노트북 부문에서도 저가 공세를 펼친 도시바와 대만의 에이서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작년 3위 자리를 차지했던 도시바는 올해 21.4%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고, 에이서도 5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일본 업체들보다 2만 엔 정도 싼 값에 제품을 판매하는 에이서의 저가 전략이 통했다는 지적이다. 프린터 부문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브라더 인더스트리스와 휴렛 팩커드(HP)가 중저가 프린터를 내놓으며 점유율을 넓힌 결과, 캐논과 세이코 등 선두업체들의 점유율은 양사를 합쳐 4.8%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통상 일본 가전업체들은 제품 단가를 낮추기보다 디자인과 제품의 질에 좀 더 초점을 맞춰 제품을 양산해 왔다. 그러나 경기침체를 겪으면서 가격이 제품의 성공여부를 결정짓는 주요인으로 부각됐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추세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일본 메이저 전자업체들도 가격 전략을 달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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