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영규 기자]"우리도 빨리 끝내고 싶다. 하지만 저쪽(이마트)에서 추가로 가격을 내리는 등 공세수위를 강화하고 있으니 어쩔수 없다"'가격전쟁'의 소용돌이 한 가운데 있는 대형마트 고위 관계자가 내뱉은 하소연은 사뭇 심각하다.이달 초 시작된 이마트발(發) 대형마트의 가격 할인경쟁이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거의 '치킨게임'(양쪽 모두 포기하지 않을 경우 최악의 상황으로 가는 게임이론)을 방불케 한다. 이러다가는 대형마트들이 온전할까도 싶다. 100g에 1300원대인 삼겹살을 900원도 안되는 가격에 파니 말이다. 물론 삼겹살이라는 '미끼'를 던져 다른 품목에서 이득을 챙기면 된다는 얄팍한 상술도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여하튼 올바른 방법은 아닌 것 같다.대형마트간 '가격전쟁'은 지난 7일 이마트가 12개 제품 가격을 국내 최저 수준으로 내리면서 시작됐다. 경쟁업체인 롯데마트는 같은날 이마트 수준으로 가격을 내렸다. 홈플러스도 다음날 '이마트보다 10원 더 싸게 판다'며 가격전쟁에 뛰어들었다. 이마트는 이어 지난 15일 추가로 10개 품목 할인에 들어가며 2차 가격전쟁에 불을 지폈다.상황이 급박해지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칼을 빼들었다. 공정위는 최근 대형마트 관계자들을 불러, 현재의 가격할인 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경고했다. 나아가 내부조사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번 가격전쟁의 '키'는 대형마트가 쥐고 있다. 이마트를 비롯한 대형마트들은 가격경쟁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곰곰이 따져봐야 한다.우선 가격을 내렸는데도 소비자들은 '반색'보다는 '불만'이 더 많다. '요란한 잔치에 먹을것 없다'는 우리내 속담처럼 막상 매장에 가면 할인품목은 '품절'되기 일쑤다. 제조업체는 제조업체대로 극렬 반발하고 있다. 원가를 밑도는 가격에 납품하라는 대형마트의 요구가 '도'를 넘고 있기 때문이다. 급기야 햇반을 납품하는 CJ제일제당 등 일부 업체들은 납품 거부 의사까지 밝혔다. 대형마트가 소비자, 제조업체, 대형마트 모두에게 득될 게 없는 이번 가격전쟁을 서둘러 끝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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