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용 LG 부회장 '올해 매출 18% 감소할 것'

LG전자, 워룸 설치하는 등 비상경영체제 돌입

남용 LG전자 부회장

LG전자가 올해 실물경기의 급격한 하락으로 약 17~ 18%의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LG전자는 사상 최악의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본사 최고경영진과 5개 사업본부, 8개 지역본부를 이어주는 비상경영상황실(워룸, Crisis War Room)을 설치하고, 3조원 비용절감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사실상 전시 상황을 방불케 하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남용 부회장은 9일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역사에 기록될 만큼 세계경제는 불안정한 시기에 놓여 있고, 금융시장 불확실성과 실물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며 "지난해 4분기부터 불황의 영향이 사업 각 분야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12월 들어 달러기준으로 20% 정도 매출이 줄더니, 1월에는 약 17%의 매출 감소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남 부회장은 또 "각국 정부가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실물경기가 급격한 하락을 경험하는 등 최악의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면서 "올 한해 달러 기준 매출은 17~ 18% 수준의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며, 수익성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역별로는 CIS 지역의 경우 시장 수요가 60- 80% 까지 급감했다. 미국은 약 30%에 달하는 어플라이언스 수요 감소가 나타나고 있으며, 독일·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등 주요국들도 시장 수요가 20- 40% 가량 줄어들고 있다는 게 남 부회장의 설명이다. 이에 LG전자는 올해 회사 경영기조를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Winning in Recession, 이하 WIR)'로 정하고, 트윈타워 서관 15층에 본사 최고경영진(C-Officers)과 5개 사업본부, 8개 지역본부 등을 이어주는 '비상경영상황실(Crisis War Room. 이하 CWR)을 두는 등 전시 상황을 방불케 하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각 사업본부 및 사업부 단위에서는 WIR 태스크포스도 속속 만들고 있다. WIR 태스크포스는 각 사업부 단위의 고정비 절감, 생산비 절감 등을 중점적으로 관리하며, 물류흐름 개선, 수수료 절감, 서비스 개선 등도 다룬다.

남용 LG전자 부회장

LG전자는 이와 함께 올해 3조원의 비용 절감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남 부회장은 "불황 극복과 불황 이후를 준비하자는 차원에서 올해 3조원의 비용 절감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이라면서 "이에는 생산라인의 원가절감을 비롯해 회사 전 부문의 비용 모두가 해당되고, 한국 본사뿐 아니라 82개 해외법인이 모두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남 부회장은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하지 않을 생각이지만, 그냥 넘어가기도 힘들 것 같다"면서 "임직원 중 20% 정도를 성장산업 분야로 업무 재배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20% 가량의 인력을 기존 사업분야에서 신규 사업, 신규 프로젝트 등에 투입한다면 단기간동안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해고되는 인력이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 부회장은 고용과 관련해서는 "어려울 때일수록 우수한 인재를 뽑을 가능성이 높다"며 "우수 인재를 영업하는 데에는 숫자에 구애받지 않고 과감하게 할 생각이다"고 강조했다. 남 부회장은 하지만 '잡 쉐어링'에 대해선 "신기루를 좇는 것과 같다"면서 "기업으로써는 굉장히 어려운일이고, 그래선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남 부회장은 M&A와 관련해서는 "관심 분야는 많지만, 물건이 좋고, 가격이 맞아야하는 등 여러 조건이 맞아야 가능한 게 M&A"라면서 "취임 후 현재 사업, 신성장 동력 등과 관련된 여러가지 기회를 많이 검토하고 있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인수와 관련해서는 "전혀 가능성 없는 얘기"라고 일축하면서 "LED, 태양광 등은 다른 기업들과 동일선상에서 시작하는 성장산업인 반면, 반도체는 그렇지 않아 관심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남 부회장은 이날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남 부회장은 "세계경제 회복 시점을 전망하는 것보다, 지금의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인식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추진과제를 적시에 옮기는 것이 가장 필요한 때"라며 "단기 추진과제는 당장의 어려움 극복에 도움이 되지만, 불황 이후에 대한 준비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불황 극복을 위한 올해 중점추진과제로는 ▲시장점유율 ▲사업의 유연성 ▲포트폴리오 재구축 등 3가지를 제시했다. 남 부회장은 특히 "경기침체기는 미래성장사업 준비에 최적의 기회"라며 "현재 이익을 크게 내지 못하더라도 경기가 좋아지면 점차 시장이 확대되거나 수익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유망사업을 키워야 한다"고 언급했다. LG전자는 B2B, 태양전지, 시스템에어컨 등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준비하고 있다. 윤종성 기자 jsyoon@asiae.co.kr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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