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 시간 제한 등 강제적 규제
청소년들은 더 음지로 이동
실질적 보호·교육 이루어져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이 우리나라에서도 10대 청소년 대상 규제를 시작한 지 한 달째다. 파장은 크지 않았다. 맘카페 등 커뮤니티에서 "우리 아이는 성인 계정을 새로 파 줄 것을 당당히 요구하더라" "밥 먹을 때부터 잘 때까지 손에서 폰을 놓지 않는 아이가 좀 달라질까 했더니 변한 게 없더라"는 불평만 간간이 눈에 띈다. "청소년들의 자기 결정권을 보장해달라"는 흔한 거리 시위조차 없었다.
지난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세대별 SNS 이용 현황’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은 국내 SNS 이용 플랫폼의 48.6%를 차지한다. 게다가 Z세대 10명 중 7명의 ‘최애’ SNS이기도 하다. 그런 플랫폼의 규제치곤 잠잠한 모습이다. 우리 착한 10대가 강력한 통제에 순순히 따랐기 때문일까? 아니면 글로벌 기업의 책임 회피성 규제가 ‘타격감은 1도 없이’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기 때문일까. 답은 후자에 가깝다.
인스타그램은 지난해부터 미국과 호주, 유럽연합(EU) 등 전 세계 국가에서 미성년자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제한하는 정책을 실시했다. 한국에선 지난달 22일부터 해당 조치가 적용됐다. 규제의 핵심은 청소년 계정의 기본 설정 강화다. 신규 청소년 사용자의 계정은 자동으로 ‘비공개’로 설정되며 기존 사용자도 더욱 엄격한 콘텐츠 제한을 받는다.
사용 시간도 제한했다. 청소년이 인스타그램을 하루 1시간 이상 사용 시 애플리케이션(앱)을 닫으라는 알람이 표시된다. 오후 10시부터 익일 오전 7시까지 사용 제한 모드가 설정돼 다이렉트 메시지(DM) 알람이 오지도 않는다. 또한 특정 유형의 콘텐츠(유해하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콘텐츠)는 청소년 사용자 피드에서 더욱 제한된다. 청소년들이 볼 수 있는 콘텐츠의 범위는 인공지능(AI)과 알고리즘이 결정하게 만드는 구조다.
이러한 물리적인 규제는 한계가 있다. 사용 시간제한 등 일방적이고 강제적인 규제만 시행할 경우 오히려 청소년들은 더 음지로 이동한다. ‘디스코드’처럼 규제의 손길이 닿지 않는 플랫폼을 찾게 될 가능성도 높다. 외신에 따르면 부모가 자녀에게 SNS 심야 사용을 제한해도 큰 효과가 없었다. 오히려 제한 시간 이전에 더 몰아서 사용하는 ‘빈징(bingeing)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규제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아니라 단순한 사용 방식의 변화를 초래했을 뿐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알고리즘을 이용한 콘텐츠 제한도 마찬가지다. 현재의 AI는 맥락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하며 규제의 대상이 되는 콘텐츠가 무조건 유해한 것도 아니다. 예를 들어 ‘계엄’ ‘탄핵’ 같은 현실적인 사회 문제를 다룬 영상이나 ‘우울증 해법’ 등의 정신 건강을 주제로 한 게시물이 ‘부정적 감정 유발’이라는 이유로 차단된다면 이는 역설적으로 청소년들의 정보 접근성을 낮추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러한 일방적인 차단은 그들의 사고력과 비판적 사고를 기르는 데 오히려 방해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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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메타의 조치는 표면적으로는 청소년 보호를 위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실효성은 의문스럽다. 기업이 청소년 SNS 과다 사용의 책임 주체를 학부모에게 떠넘기는 듯한 인상이 강하다. 반쪽짜리 규제로 그치지 않기 위해선 더욱 정교한 연령 인증 시스템 도입,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강화, 부모와 학교의 적극적인 개입 등이 필요하다. 무언가를 강제할수록, 10대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단순한 차단이 아닌, 실질적인 보호와 교육이 이루어져야만 청소년들이 진정으로 안전한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다.
박충훈 콘텐츠편집2팀장 parkjov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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