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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미래]지지부진한 여의도 재건축 ‘물꼬’…아파트 최고 70층까지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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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미래]지지부진한 여의도 재건축 ‘물꼬’…아파트 최고 70층까지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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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재건축을 기원합니다.’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한강변 인근 여의도 아파트 단지에는 정비사업 수주를 따내기 위한 대형 건설사들의 현수막이 가득하다. 여의도는 1976년 아파트 지구로 지정됐지만, 40년 이상 큰 틀의 변화가 없어 노후 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지지부진했다. 하지만 최근 서울시가 여의도 정비사업의 밑그림에 해당하는 지구단위계획안을 공개하면서 여의도 재건축 단지가 본격적으로 정비사업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최고 70층·용적률 800%…여의도 재건축 탄력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취임한 뒤 꽉 막혀 있었던 여의도 재건축 사업에 물꼬가 트였다. 서울시는 지난달 28일 ‘여의도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 및 지구단위계획 결정(안)’을 공개했다. 서울시의 계획안에는 최고 높이 200m(최대 70층)에 최대 용적률 800%까지 적용받아 초고밀 개발을 할 수 있게 되는 내용이 담겼다. 용도지역을 높여 고밀 개발하고 높이 등 건축 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이 일대 재건축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된 것이다. 용도지역 상향과 200m까지 건축을 허용하는 것은 재건축 단지가 환영할 만한 혜택이란 평가다. 용도지역 변경으로 용적률이 늘어나는 만큼 사업성이 급격하게 좋아지고, 층수가 높아지면 건폐율이 줄어 주거 환경이 쾌적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강변에서 가장 가까운 아파트(한강변 첫 주동)의 높이 규제는 기존 15층에서 20층 이하로 완화됐다.


게다가 한강변 단지를 통합 재건축해야 한다는 강제성이 사실상 사라져 대부분의 개별 단지 재건축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여의도 일대 재건축은 2018년 당시 박원순 시장이 ‘여의도 통개발’ 구상을 발표한 이후 지금까지 큰 진척이 없었다. 여의도 집값이 과열되는 등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자 돌연 여의도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전면 보류했기 때문이다. 이후 일부 단지가 통합 재건축을 추진했지만 개별 단지마다 사정이 달라 사업이 지지부진했다. 하지만 이번 계획안에서 한강변 단지의 공동개발을 권장할 뿐 강제하지 않는 방안이 공식화되면서 단지별 재건축 방안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울시는 여의도 목화·삼부아파트, 장미·화랑·대교아파트는 공동 개발할 것을 권장했다. 여의도 아파트지구 가운데 한강과 가장 가까이 위치한 단지들인 만큼 효율적인 조성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여의도의 수변여가 문화 기능 강화와 한강 중심의 공간구조 재편 등 공공공간의 효율적 조성을 위해 공동 개발을 권장한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현재 이들 단지는 각각 재건축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동 개발할 경우 허용 용적률 인센티브(상업지구 기준 70%)를 주고 개별 개발을 한다고 해서 불이익이 있진 않다”고 설명했다.


[서울의미래]지지부진한 여의도 재건축 ‘물꼬’…아파트 최고 70층까지 짓는다 여의도 재건축 추진 아파트 단지 전경.[사진=곽민재 기자]

아파트 9개 특별계획구역 지정…입지 특성 맞게 개발

서울시는 여의도 아파트지구를 총 9개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해 입지 특성에 맞게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세부적으로 지구단위계획을 살펴보면 목화·삼부아파트가 1구역, 장미·화랑·대교아파트가 2구역, 한양아파트가 3구역, 시범아파트가 4구역, 삼익아파트가 5구역, 은하아파트가 6구역, 광장아파트 3~11동이 7구역, 광장아파트 1~2동이 8구역, 미성아파트가 9구역으로 신설됐다. 한강과 인접한 1·2·4구역은 공공시설용지 조성과 주거환경 개선이 이뤄진다. 금융중심 특정개발진흥지구와 가까이 있는 3·5·6·7·8구역은 상업·업무·지원기능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여의도역 역세권과 맞닿아 있는 9구역은 도심기능 강화를 위한 개발이 진행된다.


이들 구역은 대부분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 해당하는데 특별계획구역 세부개발계획을 수립하면 종상향이 가능하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일반상업지역’으로 종상향되면 상한용적률이 800% 이하(600% 이하 권장)까지 완화돼 고밀 개발이 가능해진다.


우선 1구역인 목화·삼부아파트는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일반상업지역으로 종상향돼 용적률 최고 800%(600% 권장)를 적용받는다. 3구역인 한양아파트도 일반상업지역으로 종상향 된다. 여의방대로와 국제금융로 교차로에는 공원이 지어질 예정이다. 5구역인 삼익과 6구역인 은하아파트도 일반상업지역으로 바뀌는데, 단지들이 서로 맞닿은 곳에 국제금융로 방향으로 공원이 들어선다. 7구역인 광장아파트 3~11동도 일반상업으로 바뀌며 국제금융로와 여의나루 방면으로 1자형 공원이 건립될 예정이다. 8구역인 광장아파트 1~2동도 일반상업으로 종상향된다. 9구역인 미성아파트도 일반상업지역으로 바뀌며 여의동로 방향으로 1자형 공원이 들어선다.


학교와 인접한 2구역인 장미·화랑·대교아파트는 ‘제3종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해 용적률 최고 400%를 적용받는다. 4구역인 시범아파트도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변경된다. 단지 내 분포해 있던 공원은 천주교여의도성당 서쪽으로 옮겨지며 단지 내부로는 저층부개방구간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번 여의도 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은 주민 열람공고를 거친 후 도시계획위원회에서 확정된다.


[서울의미래]지지부진한 여의도 재건축 ‘물꼬’…아파트 최고 70층까지 짓는다

여의도 재건축 '밑그림' 윤곽…신통기획 박차

여의도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됨으로써 일대 초고층 재건축 사업들도 속도를 내게 됐다. 특히 서울시가 민간과 함께 협의해 정비사업에 걸리는 기간을 대폭 단축시켜주는 신속통합기획 가이드라인 마련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의도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됨으로써 재건축 추진 단지들은 이를 바탕으로 세부 정비계획을 보다 빠르고 수월하게 세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여의도는 현재 오세훈 서울시장의 핵심 주택 정책인 신속통합기획에 가장 활발히 참여하고 있는 곳 중 하나다. 여의도에서 가장 오래된 단지인 시범아파트가 대표적이다. 시범아파트는 최고 65층까지 지어 현재 1584세대를 2500세대 규모로 재건축하는 내용의 신통기획안이 지난해 11월 확정됐다. 준공한 지 48년된 한양아파트는 상업·문화 기능이 복합된 최고 54층 주거단지로 만드는 신통기획안이 마찬가지로 지난 1월 확정됐다. 삼부아파트도 지난 1월 용적률 500%를 적용해 최고 56층 아파트를 짓는다는 내용 정비계획안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단지는 신통기획안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59층 높이로 재건축을 준비 중인 대교아파트는 지난달 30일 신통기획 자문사업 기획안을 영등포구청에 제출했다.


이처럼 신통기획에 참여하는 단지들이 많은 만큼 지구단위계획에는 신통기획의 사업 속도를 최대한 높이는 내용이 반영됐다. 이미 신통기획안이 확정된 시범과 한양아파트의 경우 신통기획안에 있던 내용이 그대로 지구단위계획에 담겼다.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되면 별도의 세부 개발계획에 따른 용적률·건폐율이 적용되지만, 향후 나오게 될 신통계획안의 내용이 지구단위계획과 상충하더라도 신통기획안을 우선한다는 지침이 담겼다.


350m 금융가 마천루 품은 '국제 금융 중심지'

서울시가 재건축 청사진이 담긴 ‘여의도 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을 제시한 건 여의도 지역을 ‘국제 금융 중심지’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다. 서울시는 용도 상향을 해주는 대신 다양한 기부채납 시설을 명시했다. 외국인학교와 핀테크랩 등 신규 교육·금융 공간이 추가로 확보된다는 내용이 대표적이다. 싱가포르와 같은 국제 금융 중심지가 되려면 외국인이 자녀를 데리고 와 일할 수 있는 양질의 글로벌 교육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기반으로 여의도를 세계 5위권 국제 금융중심지로 조성하겠다는 게 서울시의 목표다.


서울시는 지난 24일 여의도를 ‘국제 디지털금융 중심지’로 키우기 위해 마련한 ‘여의도 금융 중심 지구단위계획(안)’을 공개하기도 했다. 계획안에는 동여의도 일대(112만586㎡) 높이 완화, 용적률 인센티브 제공, 용도지역 상향 등 도시계획적 지원방안이 담겼다. 여의도역을 중심으로 초고층 건축물이 모인 금융중심지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입지 특성 등을 고려해 지구단위계획구역을 4개 지구(국제금융중심지구, 금융업무지원지구, 도심기능지원지구, 도심주거복합지구)로 구획했다.


[서울의미래]지지부진한 여의도 재건축 ‘물꼬’…아파트 최고 70층까지 짓는다 여의도 일대 고층 오피스 전경. [사진=곽민재 기자]

핵심은 여의도동 22번지 일대를 ‘금융특정개발진흥지구’로 정하고 기존 ‘일반상업지역’이던 용도지역을 ‘중심상업지역’으로 상향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중심상업지역이 되면 용적률을 최대 1000%까지 적용받을 수 있다. 여기에 서울시 창의·혁신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면 추가 보상 용적률을 받아 최대 1200%까지 완화할 수 있다. 지금까지 서울의 중심상업지역은 서울엔 명동과 상암동 단 두 곳뿐이었는데 여의도가 새롭게 합류하게 된 것이다.


국제금융중심지구 내에서도 핵심지를 금융특정개발진흥지구로 정해 이 일대에 350m 이상의 초고층 건축물을 유도한다는 복안이다. 금융특정개발진흥지구는 현재 여의도역 교보증권 빌딩, 여의도 종합상가, 한국거래소 등이 들어서 있는 여의도역 주변부에 해당한다. 이곳에 여의도 파크원(333m·69층)보다 높은 350m 이상의 초고층 건축물을 유도해 입체적인 경관을 형성하고 세계적인 수변도시 경관을 만들어 낸다는 구상이다.


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에 이어 금융중심 지구단위계획까지 공개된 만큼 향후 초고층 마천루로 재탄생할 여의도의 밑그림이 사실상 완성됐다는 평가다. 여의도 금융중심 지구단위계획안은 다음 달 8일까지 열람공고 후 전략환경영향평가와 교통영향평가 심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심의가 끝나면 이후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위원회 심의를 거쳐 연말까지 고시할 예정이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여의도는 현재 금융중심 지구단위계획, 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 제2세종문화회관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동시 추진되고 있는 서울 도심 중 하나로 유연한 계획이 필요한 지역”이라며 “여의도 금융중심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규제 중심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여의도가 국제적인 디지털금융중심지로 도약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의미래]지지부진한 여의도 재건축 ‘물꼬’…아파트 최고 70층까지 짓는다



곽민재 기자 mjkw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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