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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그 후]재계 대표 '일일 풀기자' 자청한 박용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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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그 후]재계 대표 '일일 풀기자' 자청한 박용만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왼쪽), 현송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단장(가운데), 가수 조용필이 지난 27일 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에 참석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박용만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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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만찬장 분위기는 대체로 따뜻하고 좋았다. 참석자들이 테이블을 오가며 자유롭게 술도 권하는 분위기였다. 김정은 위원장은 경직되거나 고압적이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특히 김여정 부부장은 웃음이 참 많아서 좋은 인상이었다."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재계 인사 중 유일하게 만찬에 참석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이 '일일 풀기자'를 자청하고 나섰다. 남북정상회담 이튿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후일담을 통해서다.


박 회장은 판문점으로 향하는 길에서부터 '지리적으로는 이리도 가깝고 심리적으로는 이리도 먼 장소 판문점'이라고 적으며 벅찬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박 회장은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버스에 오르며 판문점이라는 단어가 주는 긴장감을 안 느낄 수는 없었다"면서 "판문점에 도착해 가장 먼저 떠오른 말은 '이렇게 가까운 데구나'였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상회담 이후 공동 선언문을 낭독하는 모습을 옆 건물 위층에서 내려다 본 소회도 털어놓았다. 박 회장은 "같이 간 참석자뿐 아니라 만찬을 위해 온 요리사들, 서비스 인원들 그리고 정상회담 관련 실무자들 모두가 작은 창문에 몰려서 역사적인 장면을 보며 탄식했다"면서 "언젠가 내가 아주 늙었을 때 오늘 사진을 꺼내 보며 '그 날'이라는 수식어로 추억할 것 같다"고 말했다.

[남북정상회담 그 후]재계 대표 '일일 풀기자' 자청한 박용만 회장 27일 남북정상회담 만찬에 나온 옥류관 냉면. <사진=박용만 페이스북>



만찬장의 분위기와 음식은 물론 김 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측 참석자를 현장에서 직접 본 느낌도 생생하게 전달했다. 박 회장은 "편안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로 진행돼 그 오랜 기간의 냉전이 참 무색하다 싶었다"면서 "북측 사람들도 김 위원장이 있는데 경직되거나 지나치게 긴장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 "김 위원장의 인상은 워낙 매스컴으로 많이 봐서 그런지 익숙한 모습 그대로였다"며 "경직되거나 고압적이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모습이었다"고 회상했다.


이날 만찬 음식의 하이라이트였던 옥류관 냉면에 대한 평가는 꽤 구체적이었다. 박 회장은 "서로 건배도 하고 덕담도 나누며 진행된 만찬 음식의 꽃은 옥류관 랭면이었다"면서 "생각보다 면발은 약간 질긴 편이었는데 육수가 일품이었다. 고명으로 얹은 세 가지 수육도 아주 부드럽고 담백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한 그릇을 후딱 국물까지 먹어치우는 걸 옆자리 나이 지긋한 북한 분이 보더니 '내 쟁반국수로 개오라할테니 그것도 드쇼보시오'하며 비빔냉면 같은 쟁반국수를 가져오게 했다"며 "혼자 신나게 먹는데 장하성 실장이 부러웠는지 한 젓가락 먹자며 뺏어먹었다. 아쉽(다)"라고 덧붙였다.


예정보다 40분가량 길어진 만찬이 끝나고 배웅할 당시에는 참석자들이 자연스럽게 걸어 나가면서 한줄로 서게 돼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내외와 웃으며 악수도 하고 배웅했는데 다들 너무 좋아하고 기뻐했다는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남북정상회담 그 후]재계 대표 '일일 풀기자' 자청한 박용만 회장



박 회장은 "미래를 위한 큰 디딤돌을 놓았다는 생각도 들고 한편으로는 이렇게 되는 걸 오랫 동안 힘들게 지내 왔나 싶기도 하다"면서 "과거를 따지자면 할 말이 많겠지만 지금은 미래를 바라볼 때"라고 촌평했다. 이어 "대립으로 인한 비용도 이제는 없애야 하고 무엇보다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아주 단단하게 자리 잡았던 가슴 속 멍에를 들어내버려야 할 때이기도 하다. 두 정상이 손 잡고 평화를 이야기 하는 장면에서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가득해지는 경험이 바로 그 멍에 때문이지 싶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끝으로 "앞으로 경협과 교류가 가능해지는 시기가 오면 정말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위해 함께 번영하는 길을 가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그 때가 올 때까지 많이 생각하고 연구하고 토론도 해서 제대로 경협을 전개할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아 마음이 바쁘다"고 마무리했다.

[남북정상회담 그 후]재계 대표 '일일 풀기자' 자청한 박용만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직접 찍은 남북정상회담 만찬 현장. <사진=박용만 페이스북>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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