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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쓱nudge리더십]"결혼식장에서 박수로 장단을 맞췄다. 쑥스럽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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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차를 극복하는 대화 방법

[쓱nudge리더십]"결혼식장에서 박수로 장단을 맞췄다. 쑥스럽게도" 박창욱 한국지식가교 대표(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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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박수 쳐주셔서 감사합니다."


조카 결혼식에서 축가를 부른 가수로부터 공개적으로 들은 인사다. 작년 3월에 축가를 열심히 부르는 모습에 박수로 장단을 맞췄는데 300여명의 축하객 중에 나만 그랬던 것이다.


지금의 세태는 세대 간에 서로 다른 종족을 보는 듯하다. 밀레니엄세대, Z세대들이 일명 '틀딱', '꼰대', '라떼'라며 편가르기를 일삼는 듯도 하다. 뾰족한 방법은 없지만 '옛날에도 세대 차는 어쩔 수 없었다'는 것만으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


특히 해마다 청년들을 200여명이나 뽑아 동남아로 가서 1년 동안 글로벌청년사업가로 육성하고 취업시키는 일을 하다보니 세대 간의 소통문제는 관심을 많이 가지는 분야다. 지원자를 모집하는 단계, 교육시키는 단계, 제각기 다른 회사로 취업시키는 등 단계마다 ‘요즘 애들’과 깊은 대화를 나눠야 한다. 이 주제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나 정치인, 집안 어른들의 관심사와 유사하다.


이런 고민을 ‘꼰대’의 시각으로는 불편하기 짝이 없는 곳에서 작은 해법을 찾았다. 형식도 애매하고 주례도 없는 결혼식 마지막 축가 순서에 이름 있는 가수가 신랑의 친구라며 노래를 시작했을 때였다. 발라드풍의 노래로 듣다보니 약간 흥이 났다. 신부의 이모부라는 자격이라 맨 앞자리 가족석에 앉은 덕분에 열심히 노래 부르는 것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었다. 야외결혼식을 준비했다가 가랑비로 장소를 실내로 옮겨서 그런지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은 것도 봤다.


요즘 청년들의 노래라 제목도 가사도 잘 모르는 노래지만 박수를 치며 장단을 맞췄다. 축하객 300여명에 나만 홀로 그렇게 하고 있었다. 의자에서 등을 떼고 어깨도 약간씩 들썩거리며 호응한 것이다. 노래를 끝낸 가수는 내 앞으로 와서 "감사합니다. 박수로 호흡 맞춰주는 경우는 처음이었습니다"라고 공개적으로 한 마디하고 꾸벅 인사를 했다. 순간 다른 하객들도 박수로 호응해줬다.


그 자리에 있던 조카들은 나에게 '엄지 척'하며 좋아했다. 나중에 누군지 찾아보니 '디셈버'라는 그룹의 멤버이자 그 또래들은 잘 아는 가수였다. 재미있는 기억이었다.


문득 드는 생각이 있었다. 결혼식에서 축하객 입장으로 박수 칠 상황에 박수치는 것 이상의 축하가 어디 있겠냐는 것이었다.


지난주에도 비슷한 일이 또 있었다. 대구의 집안 혼사에서 축가 순서가 되니 신랑 친구가 평상복으로 H.O.T. 노래에 맞춰 춤을 시작했다. 조금 있으니 신랑도 검정색 선글라스를 끼고 듀엣으로 이어갔다. 많은 사람이 박수로 장단을 맞췄다. 이번에는 신부까지도 드레스를 입은 상태에서 춤추는 것이 아닌가? 모두의 즐거운 모습에 순간의 모습을 스냅사진으로 찍어 보내줬다.


베이비부머 세대 이상의 어른들은 부하나 자녀들에게 칭찬하고 어울리는 것을 어색하게 여긴다. 교육도 받고, 책도 보면서 소통하고 배려해야 한다는 사실은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너무 어렵게만 생각한다. 인지과학자들은 우선 감성(感性)으로 통한 다음에 논리나 이성(理性), 즉 잔소리를 하라고 한다.


청년들이 뭘 하고 있는 것을 보면 같이 박수치고 환호하고 하이파이브도 하자. 쑥스러울지 모르지만 '쓱' 해보자. 한두 번 해보니 크게 어려울 것도 없었다.


지난 2월에는 베트남 '사파(SAPA)'라는 곳에서 우리 GYBM과정의 연수생 100여명의 캠프행사에 참가했다. 행사 중에 나를 연단에 세워 두고 음악을 틀며 춤추라고 해서 혼자 막춤으로 놀며 망가져 봤다. 덕분에 기간 내내 즐거웠다. 페이스북에도 올려 두고 기념하고 있다.


박창욱 한국지식가교 대표(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넛지리더십'이란?



-'넛지리더십'은 강제와 지시의 억압적 방법이 아닌 작고 부드러운 개입이나 동기 부여로 조직이나 개인의 변화를 이끌어내게 하는 것이다. 또한 본인 스스로의 작은 변화로 인간관계를 개선하고, 따르고 싶은 사람으로 변모시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조직이나 관계에서 창의와 열정을 불어넣어 새로운 가치와 행복을 창출하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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