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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포럼]품격에 관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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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포럼]품격에 관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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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바라보노라면 다소 무력감이 느껴지곤 한다. 전염병도 전염병이지만 경기가 바닥을 치고 있고 생업 현장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최근 중국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인의 마스크 생산 공장에 대량 오더가 몰려들었다. 야근할 인력을 급하게 구했지만 밤새워 일할 사람을 구하는 것이 매우 힘들다는 얘기였다. 친지의 부모님이 갑자기 쓰러지셨다. 간병인을 찾아보니 한국사람은 찾을 수 없고 거의 조선족 교포뿐이다. 식당이나 중소 공장의 노동자 또한 조선족 교포나 외국인 근로자로 대체되고 있다. 입사한 지 얼마 안 되는 젊은이들이 1, 2년 안에 직장을 그만두는 사례가 매우 많아졌다. 그들은 직장에서 힘든 일이 생기면 큰 고민 없이 사표를 던진다고 한다. 직장을 그만두더라도 일정 정도의 기간만 복무하면 실업급여와 정부 보조를 받을 수 있는 제도가 정비돼있어서다. 52시간 근로제에 해당되는 기업에서는 퇴근 시간을 정확히 맞추다 보니 연구인력의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한다.


지금 우리는 일과 삶이 균형을 이루는 워라밸의 시대에 살고 있다. 생산보다는 분배의 문제, 인권의 문제, 평등의 문제에 관심이 많은 시대인 것이다. 워라밸이 선순환된다면 업무 효율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행복한 사람이 일도 잘하는 법이다. 인간은 행복해야 하고, 인간으로서 존엄한 대우를 받아야 하며, 국가는 국민의 삶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최근에 드러나는 일련의 현상으로부터 고개 드는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다. 학창시절에 귀가 닳게 들어온 '과연 우리는 숙제를 해놓고 놀고 있는 것일까'하는 생각이다. 산업화 시대를 거치면서 우리는 빠르게 성장했고 삶을 희생하는 성장통을 겪었다. 성장과 발전이라는 미명 아래 삶의 균형과 본질적인 권리가 희생되기도 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삶의 균형과 본질적인 권리를 위한 이념은 세웠지만 오히려 생산성과 집중력을 잃어버린 모습이다.


메기효과(catfish effect)가 우리에게 던지는 화두는, 자생적인 경쟁력과 활력이다. 대서양 바다를 건널 때 중간에 죽지 않는 정어리를 얻고 싶었던 노르웨이의 어부가 저장수조에 메기를 집어넣으면서 활어를 운반하게 된 데서 비롯된 말이다. 메기에게 잡아 먹히지 않으려고, 살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다 보니 죽지 않고 살게 됐다는 아이러니한 이야기이다. 그간 우리나라가 이뤄온 경제성장은 살기 위해서 안간힘을 쓴 나머지 최대의 잠재력을 발휘한 활어의 이야기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그런 치열한 성장의 활력을 잃어버린 듯하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다. 제도적 장치가 필요 이상으로 강하면 자생력을 잃게 된다. 어부는 활어 대신 죽은 정어리만을 얻게 될 것이다. 좋은 법과 제도를 만든다 해도 성숙한 시민의식과 인간의 품격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사회발전에 기여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인간의 본성은 선한 것일까, 악한 것일까. 세상에는 착한 사람도 있고 악한 사람도 있다. 현실은 인간이 선하다고 믿는 것보다 군주론의 마키아벨리나 손자병법의 손자와 같이, 인간이 악하다고 믿고 지략으로 사는 것이 적합하다고 느껴질 때가 많다. 인간은 사회적 처세를 위한 페르소나라는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고 한다. 페르소나의 가면을 쓰고 수많은 거짓과 위선을 행하기도 한다.


나라는 존재가 대립자로서 너를 설정할 때, 나를 옹호하기 위해 끊임없이 공허한 다툼을 하게 된다. 사안에 대한 판단이 유의미해지려면 대립자적 태도가 아니라 너와 내가 따를 수 있는 객관적 이성과 법칙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 나와 뜻이 다른 타자를 흑백논리로 적대시하기보다는 법칙의 틀에서 옳고 그름, 공과 과를 논할 수 있는 성숙한 의식이 필요하다.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은 법과 제도가 없어도 삶의 법칙을 진실하게 추구하는 품격 있는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세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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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희 지모비코리아 대표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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