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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딜레마에 빠진 기후변화 대응

수정 2021.08.04 13:41입력 2021.08.04 13:41

올해 각국 정부와 기업들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기후변화다. 코로나19 발병을 계기로 전 세계는 기후온난화의 심각성을 깨달았고 기후변화 대응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각국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유럽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55% 줄이겠다는 목표를 공식 발표했다. 지난달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화석연료의 비중을 현재 76%에서 41%로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업들 역시 앞다퉈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나서고 있고 금융권도 여기에 동참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등 각국 중앙은행은 기후변화를 중요한 정책 목표 중 하나로 제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 기업들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탄소국경세 도입 논의도 활발하다. 유럽은 최근 발표한 ‘핏 포 55(Fit for 55)’ 계획을 통해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공식화했으며 미국도 민주당을 중심으로 탄소국경세 법제화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겉으로 드러난 것만 보면 전 세계가 기후변화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 같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에서 "거대한 담론에도 불구하고 화석연료는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에너지 수요는 약 5% 늘어날 전망이다. 내년에도 4%의 증가가 예상된다. 올해 추가 수요의 약 45%는 화석연료 기반의 전기로 채워질 전망이다.


올해 백신 접종 확대로 미국, 유럽 , 중국 등 주요 국가들의 경제가 재개되면서 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시티그룹에 따르면 유럽의 천연가스 비축량은 지난 5년 이래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석탄 발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중국 역시 올해 전기 사용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에너지정보국에 따르면 미국 내 전력 사용에서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2%에서 올해 26%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친환경 정책이 오히려 화석연료 사용을 부추기는 역설적인 상황도 빚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유럽 등 서방국가들이 태양광 시설을 늘리고 있지만 부품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 결국 온실가스 배출 감소로 이어지지 않는 역설적인 상황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전 세계 태양광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이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해 석탄발전을 주로 이용하기 때문이다.


최근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전 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는 산불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다. 여름 불볕더위에서 비롯한 산불은 북미에서 시작해 스페인, 그리스, 이탈리아, 터키 등 남유럽 국가들로 번지며 산림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대기를 오염시키고 있다. 이러한 악순환이 지속된다면 기후변화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겉으로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 나서는 것처럼 보이지만 각국의 속내는 조금씩 다르다. 지난달 이탈리아에서 열린 G20환경장관회의에서는 화석연료에 대한 보조금을 폐지하고 석탄 사용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중국, 인도,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의 반대로 별 소득없이 끝났다.


그동안 화석 연료에 에너지를 크게 의존해왔던 한국도 난처한 상황인 것은 마찬가지다.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세계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으면서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경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현명한 정책이 필요한 때다.




강희종 국제부장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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