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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모금] 걸음마다 블루가 일렁이는 곳, 포르투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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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 편집자주


마티스와 샤갈 등 프로방스에서 예술 혼을 불태우다 그곳에서 삶을 마감한 예술가 이야기를 담았다. 포르투갈의 기원 포르투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다음으로 코르테가사와 발레가, 아베이루, 일랴부, 코스타 노바, 코임브라, 오비두스, 신트라, 세투발, 에보라, 베자, 알가르브, 리스본이 뒤를 잇는다. 10년여 동안 포르투갈을 수없이 방문한 저자의 기록이다.

[책 한 모금] 걸음마다 블루가 일렁이는 곳, 포르투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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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가야 할 곳이 있다. 상 벤투 역이다. 포르투의 상 벤투 역은 단언컨대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역이다. 어떠한 역도 그 우아하고 화려한 아줄레주(azulejo), 즉 장식 타일로 장식한 이곳을 따라갈 수 없다. 상 벤투 역의 아줄레주는 하나의 벽화를 연상시킨다. 아니, 아줄레주 자체가 타일로 구성한 벽화다. 분명 여러 장의 타일이 조합되어 하나의 그림을 완성한 것이련만, 수만 장을 분할된 것이 아니라 마치 한 장의 그림처럼 보인다. 이는 14cm×14cm 크기의 타일 2만 장으로 만들어낸 위대한 서사시다.

- 본문 21~22페이지 중에서


포르투는 포르투갈에서 제일가는 아줄레주 야외 전시장이다. 리스본의 명품 아줄레주가 잘 드러나지 않은 실내에 숨어 있는 반면, 포르투의 걸작들은 야외에 위풍당당한 풍채를 드러내놓고 있다. 이런 대비, 포르투의 특수성은 대체 어떤 이유로 생긴 것일까? 포르투 와인 판매와 수출로 인해 이 도시가 벌어들인 엄청난 재화들이 갈 곳이 어디였을까 생각하면 해답이 금방 나온다. 열성 가톨릭 국가의 부자도시에서는 성당도 부유할 수밖에 없다. 성당마다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엄청난 헌금이 쏟아져 들어왔을 것이고, 이의 사용처가 고민이었을 것이다. 이를 가장 손쉽게 쓰는 방법은? 물론 빈민구제와 교육사업이 우선이 되겠지만 그래도 남는다면? 아마도 새로 성당을 짓거나 성당을 꾸미는 일이 가장 손쉽지 않을까. 포르투갈은 매우 열렬한 가톨릭 국가다. 성당을 꾸미는 것이 신앙심의 깊이와 정비례한다는 논리에 어느 누가 반론을 제기할 수 있었을까.

- 본문 72페이지 중에서



포르투갈은 블루다 | 조용준 지음 | 도도 | 560쪽 | 2만80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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