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연은 총재 "관세 부담 미국에 전가"
관세 영향 일시적이라고 예상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유가 상승 지적
이란 공습으로 국제유가 급등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 견인
뉴욕과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들이 3일(현지시간) 물가 상승 우려를 표하며 금리 동결을 시사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이란 전쟁으로 물가 상승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는 18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동결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이런 기조가 예상보다 오래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가 물가 최대 0.7%P 견인…다만 일시적 영향에 그칠 것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뉴욕 연은의 분석에 따르면 대부분의 부담이 미국 기업과 소비자에게 돌아갔다"고 밝혔다.
윌리엄스 총재는 "게다가 관세로 인해 미국 내 수입품 가격이 이미 상당히 상승했고, 그 영향은 아직 완전히 나타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달 12일 뉴욕 연은은 관세 부담의 약 90%가 미국 수입업체와 미국 소비자에게 전가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외국 기업들이 관세 비용을 부담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상반된 결과다.
또 윌리엄스 총재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 목표(2%)를 달성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까지 관세 인상이 약 3%에 달하는 현재 인플레이션율에 0.5~0.75%포인트 정도를 기여한 것으로 추산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FOMC는 장기적으로 2%의 인플레이션을 물가 안정으로 정의하는데, 관세의 영향으로 그 목표 달성이 일시적으로 정체됐다"고 꼬집었다.
Fed는 물가와 고용지표를 가장 중요한 변수로 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지난달 공개된 FOMC 1월 회의록에서 물가와 관련해 관세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회의록에서 위원들은 관세가 핵심 상품(core goods) 물가를 끌어 올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 영향이 올해 중반부터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윌리엄스 총재 역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일 것"이라며, Fed가 2027년까지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견고한 기반 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하며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에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관세 영향이 사라진 후 물가 하락이 이어진다면 "통화 정책이 의도치 않게 더 긴축적으로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해 결국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정당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 전쟁이 변수…유가 상승에 물가 우려 커진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을 언급하며 물가와 관련해 '에너지 가격'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같은 날 뉴욕에서 열린 블룸버그 인베스트 콘퍼런스에서 "현재의 지정학적 상황을 고려할 때 우리는 훨씬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란 공습으로 인해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물가 상승 압박이 커지는 것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이란 공습 후 이란혁명수비대(IRGC)의 에브라힘 자바리 장군은 "호르무즈 해협은 이제 폐쇄됐다"며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모든 선박을 침몰시키고 단 한 방울의 석유도 수출되지 못하게 막아 국제 유가를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게 만들겠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에 '지상군 투입'을 시사하면서 전쟁이 중장기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자 국제유가 상승세도 지속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직전(2월27일) 배럴당 67.02달러였으나 사흘 만인 3월2일 배럴당 71.23달러로 급등했다. 브렌트유와 두바이유는 각각 72.48달러, 71.24달러에서 77.74달러, 80.79달러로 상승했다.
에너지 조사 기업인 반다인사이트의 반다나 하리 최고경영자(CEO)는 "현재로서는 미국과 이란 간의 전면적인 군사 충돌이 예상되는데, 이는 전례 없는 일"이라며 "이란이 보복 조치를 취하는 사태가 며칠간 지속되면 중동 지역의 석유 공급에 심각한 차질을 빚으며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카시카리 총재는 "지금으로서는 이것이 인플레이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판단하기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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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FOMC는 오는 18일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3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윌리엄스 총재와 카시카리 총재는 지난 1월 FOMC에서 금리동결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특파원=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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