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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서역에 뜬 파란 KTX…10년 '쪼개진 철도' 합치니 955석도 모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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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석 2배 KTX, '만성 좌석난'에 숨통
'보라색 혼동'…첫날 과도기 진통
"요금 오르는 거 아니냐" 우려도

수서역에 뜬 파란 KTX…10년 '쪼개진 철도' 합치니 955석도 모자랐다 25일 서울 강남구 수서역 승강장에서 김태민(15)군이 카메라로 KTX 열차를 촬영하고 있다. 국내 양대 고속철도인 KTX와 SRT 통합을 앞두고 이날부터 SRT 전용이었던 수서역에 KTX가 처음 진입하는 시범 교차운행이 시작됐다. 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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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1시12분 서울 수서역 SRT 전용 승강장에 파란색 KTX가 진입했다. 2016년 SRT 개통 이후 10년 가까이 보라색 SRT만 서던 곳이다. 승강장에 모인 사람들은 멈춰서서 휴대폰이나 카메라로 연신 KTX 사진을 찍었다. 교차운행 소식을 듣고 일부러 수서역을 찾았다는 박서우(11·서울 강동구)군은 "원래 SRT만 들어오던 역인데 '고속철도 선배' 같은 KTX가 들어오는 것을 보니 신기하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KTX는 수서역에서, SRT는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시범 교차운행이 시작됐다. 정부가 추진하는 고속철도 통합의 첫 실행 단계다. 이재명 대통령이 고속철도 통합을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고, 정부는 지난해 12월 '이원화된 고속철도 통합 로드맵'을 발표하며 올해 말까지 기관 통합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서울역과 수서역이라는 기종점 구분, KTX와 SRT라는 차종 구분 없이 열차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 실제 영업환경에서 검증하는 것이 이번 시범운행 목적이다.


수서역에 뜬 파란 KTX…10년 '쪼개진 철도' 합치니 955석도 모자랐다 25일 서울 강남구 수서역 승강장에 KTX(왼쪽)와 SRT가 나란히 정차해 있다. 시범 교차 운행 기간 KTX는 수서역~부산역을, SRT는 서울역~부산역을 매일 각 1회 왕복 운행한다. 최서윤 기자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부산역을 출발해 수서역에 도착한 KTX의 수송 인원은 1574명(중간역 승하차 포함)이었다. 이 가운데 수서역 하차 인원만 1064명이다. 955석 규모 열차에 수서역 하차 인원만 1000명을 넘긴 셈이다. 수서발 부산행 KTX도 특실은 매진됐고 일반석 150석만 남아 있었다.


수서발 SRT는 10량 410석 편성이 기본이었다. 매진되는 날이 잦았다. 업무차 부산과 서울을 자주 오가는 전정근(37)씨는 "SRT는 자주 매진돼서 2~3주 전에 예약해야 했다"며 "코레일과 에스알로 둘이 나뉘어 있을 이유가 없으니 통합해서 더 편리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선우(24·서울 서대문구)씨도 "예매 전쟁으로 불릴 만큼 예약이 치열했는데 통합으로 개선될 것 같다"고 했다.


KTX 승무원 김현아씨는 "동대구에서 탑승한 휠체어 이용 고객도 계셨는데, 대형병원이 가까운 역에 KTX 타고 올 수 있게 됐다며 좋아하셨다"고 전했다. 수서역에서 부산행 KTX를 기다리고 있던 정경희(79·대구 달서구)씨는 "친척과 대학 동기들이 수서역 인근에 살아서 서울을 자주 찾는다"며 "이제 KTX를 타더라도 서울역까지 갈 필요 없이 수서역에서 바로 이용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수서역에 뜬 파란 KTX…10년 '쪼개진 철도' 합치니 955석도 모자랐다 25일 서울 강남구 수서역 승강장에서 승객들이 부산행 KTX에 탑승하고 있다. 호차 표시판에 SRT와 KTX 번호가 나란히 적혀 있다. 최서윤 기자

기대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김태민(15·서울 강남구)군은 "SRT가 KTX보다 10% 저렴한데, 통합하면 요금이 올라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에스알은 그동안 KTX보다 10% 낮은 운임으로 9년간 국민 교통비 8844억원을 절감했다고 추산해왔다. 통합 뒤에도 이 혜택이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현재 수서발 KTX 운임은 기존 수서발 SRT와 동일하게 책정됐고, 서울발 SRT는 기존 서울발 KTX보다 평균 10% 낮은 운임이 적용된다. 다만 수서발 KTX는 운임이 저렴한 만큼 마일리지가 적립되지 않는다.


이날 수서역에 도착한 KTX 열차는 당초 예정 시각(오후 1시 8분)보다 4분 지연됐다.


김필종 KTX 열차팀장은 "SRT만 보던 승객들이 옆에 있던 보라색 열차를 수서 가는 열차로 착각해 출발 시간대에 승객이 섞이는 일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거의 동시에 비슷한 시간에 출발하다 보니 이쪽(승강장) 저쪽(승강장)으로 왔다 갔다 하며 출발부터 지연이 생겼다"는 것이다. 10년간 분리 운영이 만든 습관이 첫날부터 충돌한 셈이다.


KTX가 수서역에 처음 진입하는 장면을 촬영하려는 취재진과 시민이 몰리면서 기장이 평소보다 저속으로 진입한 것도 지연에 영향을 줬다. 김 팀장은 "앞으로 홍보와 안내를 더 세심하게 하겠다"고 했다.


부산역에서 탑승한 황국(49)씨는 "아침 뉴스에서 보고 탔다"며 "SRT보다 KTX가 낡긴 했다. 정차역이 아홉 군데라 많더라"고 말했다. 2004년 도입된 KTX-1 차량의 노후화 등은 통합 과정에서 풀어야 할 숙제다.


수서역에 뜬 파란 KTX…10년 '쪼개진 철도' 합치니 955석도 모자랐다 코레일톡 앱에서 부산→수서 열차를 조회하면 SRT 열차가 함께 표시되지만, 예매하려면 SRT 앱을 별도로 설치해야 한다. 애플리케이션 '코레일톡' 화면 캡처

승차권 예매 시스템은 여전히 분리돼 있어 당분간 승객들의 불편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KTX는 코레일 애플리케이션 '코레일톡'과 홈페이지에서, SRT는 에스알 앱과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각각 예매할 수 있다.


수요는 확인됐지만 단기간 내 추가 증편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승차권이 한 달 전부터 예매되는 시스템 구조상 최소 한 달간은 현재의 일 1회 왕복 운행을 유지할 예정"이라며 "운행 시간대 변경이나 횟수 확대 여부는 국토부와 협의를 거쳐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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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올 상반기 중 KTX산천과 SRT를 연결하는 중련(重聯) 시범운행을 거쳐 하반기에는 서울역·수서역을 자유롭게 오가는 통합운행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연내 예·발매 시스템과 운임 제도도 일원화한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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