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영의 '사람의 품격'
말이 앞서는 시대, 사람을 가르는 기준은 결국 태도
"설명이 길수록 신뢰는 줄어든다"는 불편한 진실
빠르게 증명하려는 시대일수록, 느리게 남는 기준이 필요
"사람은 언제 드러나는가."
전선영의 '사람의 품격'은 이 질문을 붙들고 끝까지 간다. 대답은 친절하지 않다. 대신 기준을 바꾼다. 말이 아니라 태도에서, 성과가 아니라 책임에서 사람을 보자고 한다.
이 책이 말하는 품격은 예의범절이 아니다. 유리할 때의 태도도 아니다. 오히려 불리해졌을 때, 설명하고 싶어질 때, 관계가 끝나갈 때 남는 얼굴에 가깝다. 저자는 그 얼굴을 오래 지켜본 사람처럼 쓴다. 말이 많아질수록 가벼워지는 순간들, 침묵이 비겁이 되지 않는 지점들, 물러나야 할 때를 아는 태도들. 하나같이 요즘 덜 이야기되는 장면들이다.
'사람의 품격'은 말 잘하는 법을 가르치지 않는다. 이미지 관리법도 없다. 대신 "설명이 많아질수록 신뢰는 줄어든다"는 불편한 문장을 남긴다. 요즘 조직과 사회를 떠올리면 쉽게 넘기기 어려운 말이다. 책임지는 사람의 말은 짧고, 변명은 대체로 길다. 이 책은 그 간극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읽다 보면 이 책이 독자를 위로하려 들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다. 다독이지 않는다. 기준을 제시하고, 그 기준을 지킬 수 있는지 묻는다. 저자 역시 그 질문에서 빠져나가지 않는다. 대학, 복지 현장, 행정을 거친 이력은 문장을 화려하게 만들기보다는 조심스럽게 만든다. 그래서 이 책의 톤은 낙관도 냉소도 아니다. 다만 책임 쪽에 조금 더 무게가 실려 있다.
"태도는 가장 느린 자기소개다." 이 문장은 책 전체를 대신한다. 빠르게 증명하려는 시대일수록, 늦게 드러나는 것이 있다. '사람의 품격'은 그 느린 것에 이름을 붙이려는 책이다. 삶이 당장 달라지지는 않는다. 다만 무엇을 끝까지 버리지 말아야 하는지는 분명해진다.
사람은 말로 기억되지 않는다. 대개는, 떠난 뒤에 남은 태도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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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품격 | 전선영 | 이정서재 | 288쪽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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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어때]사람은 결국 태도로 기억된다](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26022518220452762_1772011324.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