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당선된 집권 자민당 의원들에게 최근 축하 선물을 배포해 논란에 휩싸인 데 대해 "법적 문제는 없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주요 외신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참의원(상원) 본회의에서 자민당 총선 당선자 315명에게 1인당 약 3만엔(약 28만원) 상당의 선물을 나눠줬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일본 정치자금규정법은 개인이 정치가의 정치 활동과 관련된 기부를 금지하고 있지만, 다카이치 총리는 정당 지부가 기부했기 때문에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자신이 지부장으로 있는 나라현 제2선거구 지부가 물품을 기부한 것이라며 자금도 이 지부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는 "이번 지출에 정당 교부금은 일절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당 교부금은 일본 정부가 득표율 등에 따라 정당별로 나눠주는 자금이다.
선물을 구입할 때 정부 예산 등을 활용하지 않아 특별히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점을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총리는 선물을 배포한 배경과 관련해 의원들을 격려하려는 것이었으며 향후 의정 활동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생각이 있었다고 이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자민당 의원들에게 배포한 선물은 이른바 '카탈로그 기프트'다. 이는 받은 사람이 원하는 물품을 골라 수령할 수 있도록 만든 책자 형태 선물이다. 그는 전날 엑스에 "한명 한명 적당한 물건을 고를 시간도 없어서 각 의원이 판단해 선택해 주기를 바라며 카탈로그 기프트를 드렸다"고 적었다.
다카이치 총리는 선물 총액을 밝히지 않았으나, 산술적으로 900만엔(약 8265만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앞서 자민당은 2023년 파벌 중심의 '비자금 스캔들'이 알려지면서 홍역을 치렀고,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도 작년 3월 중의원(하원) 초선 의원들에게 1인당 10만엔(약 92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배포했다가 비판에 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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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와 연립 여당 일본유신회는 논란 확산을 막기 위해 다카이치 총리를 옹호했지만, 야당은 강하게 비판했다. 중의원 최대 야당인 중도개혁 연합 오가와 준야 대표는 "선물을 마구 뿌리는 윤리관, 금전 감각은 고루한 자민당의 체질"이라며 "간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입헌민주당 다나부 마사요 간사장은 "이시바 전 총리는 (상품권 배포 이후) 고물가로 고통받는 여론의 비판에 사죄하고 상품권은 반환됐다"며 "그때도 지금도 정치자금 문제와 고물가 상황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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